美, 韓에 12.5% 추가관세…루비오, 韓정부 태도 '변수' 지적(종합)
쿠팡·메타 등 美기업 '차별' 지적에
美국무, 미 하원 청문회서 수긍
韓정부 대응 나서…USTR 그리어 면담
미국 정부가 강제 노동 생산을 이유로 한국에 1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쿠팡과 메타플랫폼(메타) 등 미국 기업을 향한 한국 정부의 태도가 영향을 미쳤다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밝혔다. 향후 과잉생산 문제를 두고도 추가 관세를 적용하게 되는데, 한국 정부는 지난해 맺은 관세 합의의 틀 안에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 연방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 기업들이 한국에서 차별받고 있다는 대럴 아이사 미 공화당 의원(캘리포니아)의 지적에 "우리 기업들은 한국에서만 어려움, 표적화를 겪는 것이 아니다"며 수긍했다. 그러면서 "이것(한국에서의 미국 기업들 상황)이 우리가 한국과 전략적으로 일치하는 것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한 우리 관여의 한 요소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솔직히 말해 이것이 한국과의 무역 합의를 타결하는 우리의 능력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기업들에 대한 그들의 일부 태도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의 최근 추가 관세 계획에서 한국을 포함한 직접적인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거래를 막지 못한 60개 경제권에서 들어온 수입품에 10% 또는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의 도입과 효과적 집행에 모두 실패한 46개 경제권 그룹에 포함해 12.5% 관세를 적용했다. 반면 캐나다, 유럽연합(EU), 멕시코, 대만, 인도네시아, 영국 등 14개 경제권에는 개선 노력을 반영해 10% 관세율을 제안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지난해부터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를 비롯한 기업들이 한국에서 과도한 차별과 규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대표적으로 USTR은 지난 3월31일 발표한 '2026 국가별 무역 평가 보고서(NTE 보고서)에서 위치 데이터 반출 등 빅테크 단골 민원을 지적한 바 있다. USTR은 이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률과 정책 측면에서 미 기업을 차별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 자신들이 불합리하고 차별적이라고 판단한 외국의 조치를 시정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등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이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차별을 근거로 관세 부과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다.
미 의회에서는 강경한 기조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 주자 중 하나인 빌 해거티 공화당 의원(테네시)은 지난달 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쿠팡을 직접 거론하며 "일부 미국 기술 기업이 한국에서 차별받는 듯한 모습이 우려스럽다"며 "미국 기업들, 특히 기술 기업이 한국 기업들뿐만 아니라, 예를 들어 중국 기업과 비교해서도 어떠한 방식으로든 차별적인 대우를 받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스틸 후보자도 한국 내 미국 기업에 대한 '동등한 대우'를 강조하며 쿠팡 등 미국 기업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챙기겠다고 답했다.
쿠팡은 미국 기업이라는 점을 십분 이용하며 적극적으로 정관계 로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는 올해 1분기(1~3월) 로비 자금으로 109만달러(약 16억원)를 지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상·하원 등 연방 의회뿐 아니라 국무부와 재무부, 상무부, USTR, 농무부, 중소기업청 등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삼았다. 미국 부통령과 백악관의 대통령 비서실도 로비 대상에 포함됐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한국 정부와 비슷하게 EU가 미국 빅테크를 과도하게 규제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유럽은 10%의 추가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루비오 장관은 "EU는 우리 기술 기업들을 표적으로 삼고 불공정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EU는 구글에 반독점법 및 디지털시장법(DMA) 위반 혐의로 수억 유로(수천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매기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올 하반기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202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MCM) 참석을 계기로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를 만나 "기존 한미 관세 합의의 틀 안에서 협의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미국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 등 양국 간 통상현안 전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번 강제노동 관세는 미 연방대법원이 무효화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301조를 활용해 받은 조치다. 그런데 '과잉생산' 관련해서도 추가 관세를 적용받게 되면 한미 간 무역 합의로 설정한 관세 15%를 넘어설 수도 있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통해 총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미국이 예고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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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루비오 장관은 이날 한국이 친중·좌경화하고 있다는 미국 의회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민주주의 국가의 주권적 선택을 존중한다"며 거리를 뒀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에선 때로는 일본처럼 미국의 국익에 더 우호적인 지도자를 선출하기도, 때로는 다른 관점을 가진 지도자를 선출하기도 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것이 민주주의 국가들을 상대할 때의 독특한 측면"이라며 "우리의 지역(서반구)에서도 이를 자주 목격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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