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7동, 용지 부족으로 투표 4시간 연장
시민·유튜버 수백명 몰려 부정선거 항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가 이뤄진 3일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밤샘 대치'가 이어졌다. 투표 과정에 문제를 제기한 시민들과 보수 성향 유튜버 등 수백명이 몰려 투표함 반출을 저지하면서 개표에 차질이 빚어졌다.
4일 오전 8시께 잠실7동 제2투표소가 마련된 한 아파트 단지 경로당에는 전날 밤부터 몰려든 시민들이 10시간 넘게 투표함 반출을 저지하고 있었다. 비공식 추산 한때 300여명에 달했다. 보수 성향 유튜버 여러 명이 카메라를 들고 '부정선거' '선관위 해체' 등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몸에 두르거나 휘저었고, 고성을 지르다 출근하는 주민들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4일 오전 8시께 잠실7동 제2투표소가 마련된 한 아파트 단지 경로당에서 전날 밤부터 몰려든 시민들과 보수 성향 유튜버 등이 10시간 넘게 투표함 반출을 저지하고 있다. 박재현 기자
이 동네에 40년 넘게 살았다는 60대 주민 이모씨는 "선관위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식이라면 과거의 투표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송파 토박이'라고 밝힌 또다른 60대 주민 한모씨도 "명부가 있는데 용지를 조금만 준비했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느냐"며 "외신에서 우리 동네가 이런 일로 보도되면 너무 창피할 것 같다"고 했다.
이곳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서울 지역 투표소 14곳 중 한 곳이다. 송파구·강남구·광진구 등 상당수가 보수 성향이 짙은 곳으로 분류된다. 야권의 '부정선거 주장'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송파구에서 전체 유권자의 절반만 용지를 인쇄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잠실7동 제2투표소의 경우 전날 오후 6시까지 투표하지 못한 주민에게 대기표를 나눠주고 오후 10시까지 투표를 진행했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오전 미반출 투표함 2개에 약 2000표가 담긴 것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잠실7동 제2투표소 확정 선거인 수는 3856명이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당장 투표함 이송을 강행하진 않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현장에서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만큼 무리하게 반출을 시도하진 않겠다는 취지다. 다만 개표를 완료하려면 투표함 이송이 불가피하다. 선관위 측도 이송 의사 자체를 철회한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4일 오전 8시께 잠실7동 제2투표소가 마련된 한 아파트 단지 경로당에서 전날 밤부터 몰려든 시민들과 보수 성향 유튜버 등이 10시간 넘게 투표함 반출을 저지하고 있다. 박재현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기동대와 관할 경찰서 등 투표소 현장에 투입된 경력은 470명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이날 0시30분께 기동대 50명을 먼저 투입해 투표소 방면으로 진입하거나 인근 도로로 들어가려는 차량을 우회시켰다. 이후 대치가 격화하며 현장 배치 인력을 크게 늘렸다.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잠실7동 제2투표소 관련 112신고는 총 135건 접수됐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선 '이번 선거가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시위대가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 시위대는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씨가 개인 방송을 통해 집결 장소를 경기 과천시 중앙선관위로 지목하면서 중앙선관위 과천청사로 시위 장소를 옮겨 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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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중앙선관위의 노태악 위원장과 허철훈 사무총장, 서울시선관위의 오민석 위원장과 김범진 사무처장 등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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