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당금부터 국부펀드까지 해법은 제각각
"AI가 만들어낼 막대한 이익 어떨게 나눌지 아무도 답 없어"
성급한 결론 대신 초과이익·초과세수 공론필요
인공지능(AI)이 창출한 초과이익은 오로지 기업의 몫인가. 아니면 일정 부분 공유해야 할 공공적 성격을 갖는가. AI 시대 초과이익과 초과세수 활용을 둘러싼 논쟁이 활발하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국민배당금'을 제안하고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가 노사 합의로 억대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하자 "AI로 거둔 막대한 이익과 세금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성과 공유와 사회적 재분배에 방점을 찍은 '사회연대임금'을 제안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한국미래투자공사(아시아경제 6월2일자 1·3면 참조)가 운용하는 한국형 국부펀드에 반도체 초과세수를 투입하겠다고 했다. 공사가 단순한 전략적 투자자를 넘어 기업의 성장 성과가 국부로 환류되도록 하는, 미래세대를 위한 '적금'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싱가포르의 경우 보유 국부 운용 수익의 최대 50%까지 정부에 배당한다. 연간 예산의 20%에 이른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초과세수로 탄탄해진 재정을 성장의 마중물 역할로 해야 한다고 했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금이 투자 골든타임으로 기업 이익 활용 최우선은 생산적 재투자여야 한다고 했다.
분배와 성장의 대립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들의 문제의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 모두 AI가 만들어낸 초과 성과를 특정 주체만의 몫으로 둘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교황 레오 14세가 발표한 첫 AI 회칙 '마니피카 후마니타스(Magnifica humanitas·위대한 인간성)'도 같은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 교황은 "AI가 인간을 지배할 수 없도록 '무장해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구글과 오픈AI를 거쳐 앤스로픽을 공동창업한 크리스 올라는 행사에 참석해 "AI 시스템은 다리나 비행기 만드는 것처럼 설계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뇌를 대략적으로 모방한 구조 위에서, 인류의 생각과 언어라는 거대한 유산을 바탕으로 '성장(grown)'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AI 기업들조차 상업적 압박과 지정학적 경쟁, 그리고 조직의 야망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면서 "더욱 중요한 것은 AI가 만들어낼 막대한 부가가치를 어떻게 사회 전체와 나눌 것인지 아무도 답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올라와 김 실장의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AI가 만들어낸 이익을 왜 사회가 공유해야 하는가라는 반론도, AI의 성과가 특정 기업과 투자자에게만 집중되는 것을 방치하면 사회적 갈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가능하다. 지금 초과이익을 내는 곳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밖에 없지 않으냐고 할 수 있지만 반대로, 두 회사가 초과이익 시대를 열었으니 공론화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AI기업의 범위, 초과 성과 기준과 향후 성과 추이 예측, 사회적 재분배의 필요성 등 각계가 참여하는 토론의 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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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초과세수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세수가 예상보다 많이 걷히면 정부의 세입 전망 실패를 지적하거나, 국민과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과도하게 거둔 결과라는 비판이 뒤따르곤 했다. 그러나 AI시대 초과세수는 성격이 다르다. 그러니 정부나 정치권이 재량에 따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아니다. 본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던 예상 밖의 재원인 만큼 더욱 엄격한 원칙과 사회적 합의가 요구된다. 지금을 답을 정할 때가 아니라 답을 찾아갈 때다. 이경호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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