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도 하기 전인데 "시장님, 당선 축하"…태백시청 전광판에 무슨 일이
투표도 전 '당선 축하' 전자현수막 노출
민주당 "선거 공정성 훼손" 지적
태백시청 "기술 시연 중 외부 노출" 해명
6·3 지방선거 본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강원 태백시청 청사 내 전광판에 특정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는 전자현수막 문구를 송출해 관권선거 논란이 일고 있다. 태백시는 "단순 기술 시연 과정에서 문구가 외부에 노출된 행정 착오"라고 해명했지만, 여권은 "선거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사건"이라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3일 연합뉴스는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의 발표를 인용해 전날 저녁 태백시청 내 전광판에 국민의힘 이상호 태백시장 후보의 사진과 꽃다발 이미지가 함께 담긴 화면이 송출됐다고 보도했다. 화면에는 "이상호 시장님의 당선을 축하드립니다"라는 취지의 문구가 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본투표를 시작하기도 전이어서 실제 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논란이 확산하자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은 성명을 내고 "선거 결과가 나오기도 전 특정 후보의 당선을 예측해 축하하는 문구를 게시한 것은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무원의 선거 개입 의혹이 사실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지방선거를 관권선거로 물들인 태백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태백시를 향해 해당 문구가 어떤 절차로 만들어졌는지, 누가 지시했는지, 의사결정 과정에 어떤 인물이 관여했는지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또 공공기관이 보유한 전광판과 홍보 시스템이 선거 막판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동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관리위원회와 수사기관의 엄정한 조사를 요구했다.
이상호 후보 측은 즉각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성명을 통해 "이번 전광판 문구 게시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문제가 된 전광판 게시물을 마치 후보 측이 배후에서 조직적으로 지시한 것처럼 왜곡하는 것은 정치 공작이나 다름없다"며 "행정기관의 실수는 법과 원칙에 따라 내부 경위를 파악하고 조사를 받으면 될 일"이라고 반박했다.
태백시 측은 고의적인 선거 개입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총무과 지시로 미디어 영상팀이 당선 축하 문안을 의뢰받았고, 직원들이 퇴근한 시간대 시스템상에서 문구를 시연하는 과정에서 자막이 외부에 노출됐다고 설명했다. 선거 개입 목적이 아니라 당선 이후 사용할 수 있는 화면을 미리 테스트하다 벌어진 실수였다는 취지다.
하지만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공공청사 전광판은 지자체가 관리하는 공식 홍보 매체라는 점에서, 특정 후보의 사진과 당선 축하 문구가 선거 전날 노출한 것만으로도 행정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해당 문구가 단순 오탈자나 시스템 오류가 아니라 특정 후보의 당선을 전제로 제작된 화면이었다는 점에서 "시연이었다"는 해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태백시 선거관리위원회도 조사 방침을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취지로 언급하며,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한 뒤 사법기관에 처벌을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향후 조사의 핵심은 문구 제작 지시가 누구에게서 나왔는지, 선거 전 송출 가능성을 인지했는지, 관련 공무원들이 직무상 지위나 행정 자원을 이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는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공무원 등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사람이 직무와 관련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선거 때마다 공무원의 SNS 게시물 작성·공유, 특정 후보 홍보물 전파, 직무상 지위를 이용한 지지·반대 행위를 주요 위반 사례로 안내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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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4일 개표 결과 이상호 후보는 태백시장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다만 실제 당선 여부와 별개로, 선거 결과가 확정되기 전 공공청사 전광판에 당선 축하 문구가 노출된 경위와 책임 소재는 별도로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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