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 온다 7년째"…지방 혁신도시 마이너스 프리미엄 속출[부동산AtoZ]
2차 공공기관 이전 예고에도 부동산 잠잠
나주혁신도시 부동산 중위값 10년새 7000만원 상승
"학교·병원이 먼저"…기관들 정주여건 최우선
혁신도시법 단서 어디까지…재원 분담도 과제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리면서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작업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앞서 "올해 상반기 이전 대상 기관과 지역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이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다만 지자체 간 유치 경쟁에도 불구하고 현지 부동산 시장은 아직 관망세가 짙다.
전남 나주시 광주·전남혁신도시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4일 "공공기관 이전 기대감만 보고 외지인이 아파트 매수 문의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1차 이전 초창기 상가부터 90% 이상 지어버렸는데, 정작 계획인구가 채워지지 않아 빈 상가가 수두룩하다"고 했다. 이어 "추가 기관이 온다고 해도 결국 직원과 가족이 실제 내려와 살면서 소비해야 상권과 집값이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광주·전남혁신도시는 기존 10개 혁신도시 중 최대 규모다. 1차 이전 인원(7871명)과 공동주택 계획 물량(1만7920가구) 모두 전국 1위다. 그러나 국토부가 조사한 정주 여건 만족도는 전국 최하위다. 추가 기관 유치에 앞서 부재한 정주 여건 보완이 시급한 과제로 남은 셈이다.
다른 지역 현장에서도 정부가 실제 이전을 단행할 것인지 자체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경북 김천시 경북혁신도시 내 중개업소 대표는 "7~8년 동안 계속 나왔던 이야기라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라며 "부동산 시장도 잠잠하다"고 했다. 강원 원주시 강원혁신도시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분양 물량이 많아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속출하고 있고, 통근버스가 여전히 다녀 주말이면 도시가 텅 빈다"며 "삽을 떠야 들어오는가 보다 할 것"이라고 했다.
충북 진천군 충북혁신도시 중개업소 관계자도 "전혀 영향이 없고 다들 6·3 선거용 공약으로만 생각한다"며 "확실히 내려와서 삽을 퍼야 온다고 믿을 것"이라고 전했다. 충북혁신도시는 지난 10년간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시설을 잇달아 개교하고, 최근엔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국립소방병원을 개원하는 등 정주 여건 보완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가족동반 이주율은 지난해 말 기준 50.5%로 전국 혁신도시 중 가장 낮다.
지자체 유치 담당자들이 이전 대상 기관을 만나면 직원과 가족의 교육·의료·교통 등 정주 여건에 대한 요구를 많이 듣는다고 한다. 광역지자체의 공공기관 유치 담당자는 "전략산업별로 유치 대상 기관을 나눠 해당 실국이 직접 방문하고 있다"며 "기관들이 원하는 입주 지원 방안과 건의 사항을 수렴 중"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대상 기관을 만나보면 자녀들이 갈 수 있는 자율형사립고나 특수목적고 같은 교육 인프라를 가장 먼저 묻는다"며 "서울로 오가는 셔틀버스가 중단되는 만큼 시외·고속버스 노선을 늘려달라는 요구도 많았다"고 했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교통 편의를 감안해 수도권과 가까운 충청권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전 대상 일부 기관 노조들은 대전·충청권을 사실상 마지노선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새로 선출된 지자체장들이 인수위 출범과 동시에 공공기관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띄우며 대정부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제 이전까지는 배치 기준을 둘러싼 조율이 남아 있다. 현행 혁신도시법은 공공기관의 혁신도시 이전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지역 특성과 기관 특수성이 인정되면 혁신도시 밖 개별 이전을 허용한다. 22대 국회에도 공공기관 이전 대상을 기존 혁신도시 밖으로 넓히려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인구감소지역을 우선 고려하거나, 비혁신도시·낙후지역의 형평성을 반영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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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도 변수다. 1차 때는 이전 비용의 90% 이상을 기관이 자체 부담했고 국비 지원은 8%대에 그쳤다. 2차에서 정주 여건 개선과 인센티브에 들어갈 비용을 국가가 얼마나 댈지가 과제로 남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이어 올해 2월에도 '수도권에서 멀수록 더 두텁게 지원하라'며 인센티브를 차등하겠다는 원칙을 거듭 밝혔다. 기관을 되도록 먼 곳으로 보내 균형발전 효과를 키우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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