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노력엔 후한 평가, 설득 과정은 부족
개헌 좌초 아쉬움…"내년 원포인트 추진" 제언

'통합'의 가치를 내걸었던 국민주권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흘렀다. 전문가들은 정치·사회 분야 통합·개혁의 노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공감받을 구체적인 실천 노력을 강조했다.


정치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협치 노력에 대해서는 비교적 후한 평가를 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할 때 야당 쪽에 먼저 가 손을 내밀고 야당 의원들과 악수하는 노력 등을 보였다"며 "이런 모습들을 보면 협치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난 1년 이 대통령은 '모두의 대통령'을 표방하며 취임식 당일 여야 지도부와 오찬하는 등 대화 노력을 이어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 윤석열 정부와 달리 현 정부는 야당과 만나려고 하는 점에서 낫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대통령의 노력과 별개로 더불어민주당 모습이 안 바뀌어 통합에 대한 국민 체감도는 높지 않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 1년]대통령 '협치 노력' 긍정적 …민주당 독주에 국민 체감도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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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 정치는 대통령 단임제, 소선거구제로 인해 양자 대결 구도로 갈 수밖에 없는데 이 틈바구니에서 대통령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며 "이번 지방선거 의미를 정부가 잘 읽어야 한다"고 했다.

정치학자들은 국민의힘의 반대로 6·3 지방선거와 함께 추진됐던 개헌이 좌초된 것 등을 지적하며, 차원 높은 협치 노력을 주문했다. 이 교수는 "개헌은 헌정 체제를 바꾸는 일인데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다음에 '내용이 좋은데 왜 안 하냐, 책임져라' 식으로 했다"며 "내용을 떠나 설득하고 함께하는 노력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내년을 개헌의 적기로 꼽기도 했다. 신 교수는 "개헌을 선거와 함께 추진하면 개헌을 추진하는 쪽이 이득을 볼 수밖에 없다"며 "내년은 선거가 없는 해니까 (선거와) 분리해서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 교수 역시 "국민들도 개헌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있는 만큼 내년이 선거가 없는 해이니 원포인트나 권력구조를 넘어 국민을 위한 개헌을 차분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년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 온 '사회적 참사 대응 체계 부실'과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이라는 두 가지 거대 성역이 사라지는 시기였다. 과거 정부에서 구호에 그쳤던 과제들이 임기 초반 제도적 뼈대를 완성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16일 현직 대통령 최초로 세월호 참사 기억식에 참석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5월7일에는 이재명 정부의 1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생명안전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재난 피해자의 권리를 공식 인정하고 국가의 안전 보장 의무를 법제화했다. 시민사회와 법조계는 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최새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변호사는 "생명안전기본법의 최초 제정과 각종 추념식에서의 대통령 공식 사과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왔던 검찰 개혁을 놓고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정부는 오는 10월2일부터 기존 검찰청을 폐지하고 법무부 산하 '공소청'과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으로 나눠, 검찰은 공소 제기 및 유지 기능만 담당하고 6대 중대범죄(부패·경제·방위산업·마약·내란 및 외환·사이버 범죄) 수사는 중수청이 전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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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후 보완수사권 등을 포함해 형사소송법 개정을 두고서 법조계에서는 수사력 저하를 우려한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검찰 권력 오남용의 본질인 대통령과 검찰의 연결고리 차단은 외면한 채 검찰청 폐지만 밀어붙인 결과, 준비 없는 제도 변경으로 인한 수사 지연 등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아직 검찰 개혁이 완성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어떻게 발표되는지 시간을 두고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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