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등반장비 쌓인 사우스콜캠프 영상 공개
매년 11~12t 규모 인분도 배출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이었던 에베레스트가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쓰레기장'이라는 오명을 떠안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에베레스트산 등반객들이 네팔 동부 솔루쿰부 지구 베이스 캠프에 설치한 텐트들. 연합뉴스

에베레스트산 등반객들이 네팔 동부 솔루쿰부 지구 베이스 캠프에 설치한 텐트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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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 인도 NDTV 등 외신은 최근 에베레스트 등반 정보 계정 '에베레스트 투데이'가 공개한 영상을 인용, 에베레스트 사우스콜(South Col) 캠프 IV의 심각한 오염 실태를 전했다. 사우스콜 캠프 IV는 이른바 '죽음의 지대(Death Zone)'로 불리는 고도 8000m 직전 구간에 위치한 마지막 야영지다.

영상에는 강풍에 나부끼는 낡은 텐트와 빈 산소통, 찢어진 등반 장비, 통조림 캔 등이 눈밭 곳곳에 널려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일부 구역에는 수거되지 못한 배설물까지 남아 있었다. 에베레스트 투데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특별한 장소 중 하나가 에베레스트 상업화의 가장 추한 얼굴이 됐다"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캠프가 등반 장비의 공동묘지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에베레스트에 몰리는 등반객 증가가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올해 봄 시즌에는 네팔 방면에서만 하루 274명이 정상에 오르며 단일일 기준 최다 기록을 세웠고, 시즌 전체 정상 등정 횟수도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베레스트의 쓰레기 문제는 수십 년째 반복되고 있다. 네팔 정부와 셰르파들은 매년 대규모 정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성과는 제한적이다. 2024년에는 네팔군과 셰르파들로 구성된 정화팀이 에베레스트 일대에서 쓰레기 11t을 수거하고 시신 4구를 수습했다. 당시 회수된 폐기물 가운데 일부는 1950년대 원정대가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배설물 문제도 심각하다. 현지 환경단체인 사가르마타 오염통제위원회(SPCC)는 에베레스트 일대에서 매년 11~12t의 인분이 배출되는 것으로 추산한다. 고지대 캠프에는 사실상 화장실 시설이 없어 등반객 상당수가 눈밭에서 용변을 해결하기 때문이다. 앞서 CNN은 2018년 "수십 년 쌓인 배설물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이들 배설물이 강으로 흘러들어 식수원을 오염시킬 우려도 있다.


한 작업자가 에베레스트 산에서 수거한 쓰레기들을 네팔 카트만두 처리장에 버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 작업자가 에베레스트 산에서 수거한 쓰레기들을 네팔 카트만두 처리장에 버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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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네팔 당국은 2024년부터 에베레스트와 인근 로체산 등반객에게 배설물 수거용 봉투 사용을 의무화했다. 등반객들은 베이스캠프에서 지정 봉투를 구매한 뒤 사용한 봉투를 다시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쓰레기 수거 정책은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네팔 정부는 2014년부터 운영해온 '쓰레기 보증금 제도'를 지난해 폐지했다. 입산 시 4000달러를 예치한 뒤 일정량 이상의 쓰레기를 가져오면 돌려주는 방식이었지만, 정작 오염이 심각한 고지대 쓰레기는 거의 회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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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계에서는 에베레스트의 지나친 상업화가 근본 원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등반 자체보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준비가 부족한 등반객이 증가하면서 셰르파들의 안전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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