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노력 결실
삼전닉스 쏠림·높은 변동성 등 해결과제 남아

"현재 코스피는 1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했던 숫자다." 이재명 정부의 임기 첫해 대표적 성과로 가장 먼저 손꼽히는 것은 바로 '자본시장 활성화'다. 3000선에도 미치지 못했던 코스피지수는 불과 1년 만에 8500선을 넘어선 상태다. 이는 출범 직후부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국정 과제로 내세우고 상법 개정 등을 강하게 밀어붙인 결과로 평가된다. 다만 증시 급등 이면에는 한층 커진 변동성과 특정 종목 쏠림에 따른 양극화, 코스닥 소외 등 과제도 남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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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년 만에 9000선 코앞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인 전날 코스피지수는 8639.41에 장을 마감했다.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4월 "코스피 5000시대를 실현하겠다"는 선언을 넘어서 9000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일이었던 지난해 6월4일 코스피 종가는 2770.84였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첫 현장 일정으로 한국거래소를 방문했을 정도로 자본시장 활성화에 역점을 뒀다. 지난해부터 세 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명문화, 집중투표제 의무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추진했고, 불공정거래에 대해서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방침을 세웠다. 주주권 강화,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한국 증시 재평가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이었다. 정부의 중복상장 규제 예고에 일부 대기업은 계열사 상장계획을 철회하거나 재검토하는 모습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빠른 속도의 법 개정을 통해 투자자 보호 원칙을 확립했다"며 "1년 전 상상 못 할 일이 전개됐다"고 지난 1년을 평가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시장 환경이 개선됐다"며 "그런 측면에서 정부는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100점 만점에 120점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실적 기대감에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이 맞물리며 외국인 자금 유입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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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빨랐다" 양극화 등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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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과정에서 주가 급등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고, 특정 업종 및 종목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몰렸다는 점 등은 우려로 꼽힌다. 서준식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가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른 건 문제"라며 "밸류업, 배당 활성화 등의 효과가 약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준서 교수 역시 "소외된 종목의 유동성이 빠지면서 이들 종목의 주가는 내려가고, 대형주 위주의 거품은 더 끼는 상황"이라며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도 결과를 내지 못하니 아쉽다"고 했다. 이 회장은 "저평가 기업이 여전히 많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기업이 전체 상장사 2분의 1 이상일 정도로 사각지대가 많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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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최근 들어서는 증시 급등으로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전략도 논쟁거리로 떠오른 상태다.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웃돌 경우 국민연금이 비중 조절을 위해 대규모 매도에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리밸런싱 과정에서 수십조 원 규모의 매도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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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일각에서는 개혁 드라이브가 지나치게 빨라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정부가 추진 중인 중복상장 규제와 주식결제 주기 단축(T+1) 방안 등을 둘러싼 우려가 대표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8000선이면 이제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중복상장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최근 공개된 일반주주 동의절차 등의 내용은 지나친 감이 있다. 이제 기업 경쟁력에 미칠 여파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환결제와 대차거래 등 시장 인프라 전반을 사실상 재설계해야 하는 상황에서 T+1 도입이 과연 한국 자본시장, 개미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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