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살해' 장윤기 구속 기소…'강간 등 살인' 혐의 적용
검찰, 일반 살인서 혐의 변경 구속 기소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무참히 살해해 충격을 준 장윤기(23)의 범행이 당초 경찰의 판단과 달리 성폭행을 목적으로 끈질기게 납치를 시도하다 벌인 계획 범죄로 밝혀졌다. 보완 수사에 나선 검찰은 장 씨의 일그러진 성 의식과 연쇄 범행 행적을 전면 규명해 일반 살인보다 형량이 훨씬 무거운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광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진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성폭행) 및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장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장 씨는 어린이날인 지난달 5일 오전 0시 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고등학교 인근 보행로에서 홀로 귀가하던 고교 2학년 이채원 양(17)을 성적 목적으로 납치하려다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이 양의 비명을 듣고 구조하러 달려온 남자 고등학생(17)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당초 경찰은 장 씨에게 형법상 일반 살인죄를 적용해 송치했으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대대적인 보완 수사를 통해 장 씨의 진짜 범행 동기를 규명해냈다. 검찰은 차량 블랙박스 영상 화질 개선, 휴대전화 2차 포렌식, 주거지 압수수색, 부검의 면담,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 등을 거쳐 장 씨의 "삶이 허무해 자살하려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거짓 진술을 완전히 배척했다.
검찰 조사 결과, 장 씨의 범행 기저에는 왜곡된 성인식이 깊게 깔려 있었다. 주거지에서는 여러 조각으로 잔혹하게 훼손된 리얼돌(성인용품)이 발견됐으며, 장 씨는 여고생 살해 이틀 전인 지난달 3일 새벽에도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외국인 여성 A씨(20대)의 집에 침입해 성폭행하고 13시간 동안 감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풀려난 A씨가 경찰에 스토킹 및 성폭행 신고를 하고 신변 보호 조치와 함께 타지역으로 거처를 옮기자, 장 씨는 보복과 분풀이를 목적으로 흉기 2점과 장갑을 구입한 뒤 광주 도심을 배회했다.
행방을 감춘 A씨를 찾지 못한 장 씨는 결국 무고한 이 양을 범행 타깃으로 삼았다. 장 씨는 밤거리를 걷던 이 양을 약 15분간 미행한 뒤, 등 뒤에서 목을 잡아채 제압하며 인근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으로 강제로 끌고 가려 시도했다. 이는 이틀 전 외국인 여성 A씨를 성폭행할 때와 정확히 일치하는 수법이었다. 그러나 이 양이 "살려달라"고 소리치며 격렬하게 저항하자 지니고 있던 흉기로 무참히 살해했다.
범행 직후 장 씨는 인근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차량과 흉기를 유기했으며, 무인세탁소에서 혈흔이 묻은 옷을 세탁하고 비어 있는 원룸에 숨는 등 치밀하게 도주를 시도했다. 장 씨는 사건 발생 11시간 만에 자택 앞으로 배송된 번개탄 택배를 수령하려다 잠복 중이던 경찰에 검거됐다.
검찰은 보완 수사 과정에서 장 씨가 지난해 6월부터 7월 사이 지역아동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여중생 등 타인의 신체 부위를 7차례에 걸쳐 몰래 촬영한 성폭력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도 추가로 밝혀내 공소사실에 병합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생년월일과 얼굴 등 신상 공개가 결정된 장 씨는 일반 살인죄(형량 하한선 징역 5년)와 달리 법정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만 규정된 최고 무거운 수준의 '강간 등 살인죄'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한편 숨진 이 양의 유족은 딸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고 장 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기 위해 전날 언론에 딸의 실명과 초상화를 전격 공개했다. 응급구조사를 꿈꿨던 이 양의 유족 사연이 전해지며 지역 사회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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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검 관계자는 "피해자 유족에게는 심리 치료와 장례비·생계비를 긴급 지원했고, 의로운 행동으로 부상을 입은 남학생에게도 치료비와 범죄신고자 구조금을 지급했다"며 "죄에 상응하는 법정 최고형의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공판 과정에서 유족들의 진술권을 철저히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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