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만에 SK 떠난 '나비'…노소영 관장, 사간동서 새 출발
노소영 관장이 이끄는 아트센터 나비가 SK그룹 본사 서린빌딩을 떠나 서울 종로구 사간동 독립 공간에서 다시 문을 연다.
아트센터 나비는 고 박계희 여사가 운영하던 워커힐미술관을 모태로 한다.
2000년 12월 SK서린빌딩으로 옮기며 아트센터 나비라는 이름으로 재개관했고, 이후 예술과 기술의 접점을 실험하는 미디어아트 전문기관으로 활동해 왔다.
11일 재개관전, 한진수 개인전 '뜸'
단독 건물 전체 미술관으로 운영
노소영 관장이 이끄는 아트센터 나비가 SK그룹 본사 서린빌딩을 떠나 서울 종로구 사간동 독립 공간에서 다시 문을 연다. 2000년 12월 서울 서린동 SK사옥에 자리 잡은 뒤 26년 만의 이전이다. 새 공간은 단독 건물 전체를 미술관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기업 사옥 안에서 활동해온 국내 대표 미디어아트 기관이 독립 운영 체제로 전환하는 셈이다.
아트센터 나비는 오는 11일 재개관전으로 키네틱 설치 작가 한진수의 개인전 '뜸: A Pregnant Pause'를 선보인다고 2일 밝혔다. 전시는 속도와 즉각적 결과를 중시하는 시대에 '기다림'과 '유예'의 시간을 제안한다. 일반 관람 기간은 12일부터 8월1일까지다.
한진수는 기계 장치와 자연 현상이 만들어내는 느린 변화를 통해 생성과 성장의 시간을 탐구해온 작가다. 이번 전시에는 반복되는 붓질로 완성을 지연하는 '그림형성기', 흰 표면 위에 흔적이 생기고 사라지는 과정을 담은 '화이트 폰드', 중심 없이 부유하는 버블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불확실의 꽃' 등이 출품된다. 기계의 진동, 수면 위 흔적, 반복되는 움직임이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뜸 들이는 풍경'으로 구성한다.
노 관장은 이번 재개관에 대해 "26년의 시간을 매듭짓고 사간동의 새 공간에서 다시 문을 여는 이 순간은 아직 형상을 다 드러내지 않은 다음 챕터가 안으로부터 자라나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계와 자연 사이에서 더디게 발효되는 시간을 탐구해 온 한진수 작가의 작업에 담긴 '잉태된 생명성'이 재개관의 의미와 가장 깊이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고 박계희 여사가 운영하던 워커힐미술관을 모태로 한다. 2000년 12월 SK서린빌딩으로 옮기며 아트센터 나비라는 이름으로 재개관했고, 이후 예술과 기술의 접점을 실험하는 미디어아트 전문기관으로 활동해 왔다. 백남준, 박현기 등 한국 미디어아트 선구자들의 작업을 조명하고, 국내외 미디어아티스트와 공학·디자인·건축 분야 전문가들을 연결하는 전시와 연구, 교육 프로그램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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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전은 법적 분쟁의 결과이기도 하다. SK서린빌딩을 관리하는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9월 임대차 계약이 끝난 뒤에도 아트센터 나비가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며 2023년 부동산 인도 소송을 냈다. 법원은 지난해 아트센터 나비가 SK이노베이션에 부동산을 인도하고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아트센터 나비 측은 항소하지 않기로 하면서 서린빌딩을 떠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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