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차익물량 쏟아지면서 하락 반전
"닷컴버블 붕괴 직전과 비슷" vs
"하이퍼스케일러 투자 늘어 호황 지속"

코스피가 9000피를 앞두고 2%이상 하락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94.81포인트(1.08%) 오른 8,883.19로, 코스닥지수는 5.14포인트(0.49%) 내린 1,044.89로 출발했다. 2026.6.2 조용준 기자

코스피가 9000피를 앞두고 2%이상 하락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94.81포인트(1.08%) 오른 8,883.19로, 코스닥지수는 5.14포인트(0.49%) 내린 1,044.89로 출발했다. 2026.6.2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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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장중 8900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면서 하락 반전했다.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각에서 거품론도 나오고 있어 향후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스피 장중 8900 최초 돌파 후 하락반전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08% 오른 8883.19에 개장한 뒤 장 초반 사상 최고치인 8933.62를 찍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은 0.49% 내린 1044.89에 장을 시작한 뒤 낙폭을 더 키웠다. 코스닥은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반도체와 로보틱스 등 그동안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종목 위주로 하락세를 보였다. 오전 10시6분 현재 SK하이닉스가 2.37% 내린 230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LG이노텍(-19.5%), 삼성전기(-10.3%), SK스퀘어(-1.19%) 등의 하락세가 심하다. 다만 대장주 삼성전자는 2%가량 상승한 35만6000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닷컴버블 무분별한 열기 닮았다" 8900 찍고 하락하는 코스피에 커지는 반도체 거품론 원본보기 아이콘

급등 중인 메모리 반도체 주식에 대한 거품론이 월가에서 제기되며 주가를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가가 195%, SK하이닉스는 265% 급등했다. 미국의 메모리 경쟁사 마이크론도 올해 주가가 3배 이상 폭등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견한 마이클 버리는 현재 인공지능(AI) 열풍이 닷컴버블의 무분별한 열기를 닮았다고 경고했다. 버리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증시가 더 이상 고용 동향이나 소비 심리 같은 경제 지표에 논리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며 "지금 시장 흐름은 2000년대 초반 닷컴 거품 붕괴 직전 몇 달간의 움직임을 떠올리게 한다"고 경고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폴 튜더 존스도 미국 경제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현 증시 호황을 "미친 시절"이라고 묘사하며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영업이익 등 모든 면에서 봐도 1999년 10~11월과 비슷한 시기에 있다"고 꼬집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메모리 반도체 매도 의견이 나와 주목을 받았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2일 '모두가 낙관하는 가운데 리스크도 커진다'는 보고서를 내고 SK하이닉스에 대해 사실상 매도 의견을 냈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의 AI 설비투자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1분기 미국 클라우드서비스업체(CSP)들의 실제 설비투자가 예상치 대비 98%에 그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85만원으로 제시하며 주가 상승 시마다 비중 축소를 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의 한 식당에서 열린 한국 기업과의 만찬 행사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 자리에서 한국 등 글로벌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의 한 식당에서 열린 한국 기업과의 만찬 행사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 자리에서 한국 등 글로벌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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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시장 전망 여전히 긍정적인 의견이 우세

다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어 관련주의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와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약 200% 성장한 6775억달러(1025조원)가 될 전망이다. 이미혜 수은 선임연구원은 "AI 추론 모델에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보다 최대 세 배 이상 급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급성장 배경에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시장 선점을 위한 막대한 자본지출(CAPEX)이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오라클 등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내년 자본지출 전망치는 기존 7536억달러(1140조원)에서 이달 실적 발표 후 8643억달러(1308조원)로 1000억달러 이상 급증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이퍼스케일러의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2027년 CAPEX 전망치가 더 크게 상향된 점이 AI 관련 이익의 지속성에 대한 자신감을 높여 국내 반도체 업종 강세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닷컴버블 무분별한 열기 닮았다" 8900 찍고 하락하는 코스피에 커지는 반도체 거품론 원본보기 아이콘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속속 높이는 중이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56만원, 340만원으로 제시했다. 류 연구원은 "양 사의 주가가 많이 올랐음에도 AI 주식 중 가장 저평가를 받고 있다"며 "보다 강력해지는 이익 증가 가능성과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의 변화 가치 등이 추가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증시 역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9% 올랐고, 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전장보다 0.26%와 0.42% 상승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1%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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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6.26% 급등하며 미국 증시를 들어 올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대만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행사에서 AI 노트북 시장 진출을 밝히면서 주가가 반응했다.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도 6.64% 급등하며 신고가 기록을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 중단을 중재하고 이란과 종전을 위한 대화가 "빠른 속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했다.

"닷컴버블 무분별한 열기 닮았다" 8900 찍고 하락하는 코스피에 커지는 반도체 거품론 원본보기 아이콘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황 CEO가 주요 기업용 소프트웨어 리더들과 함께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하자 소프트웨어 업종이 급등했다"며 "AI가 소프트웨어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기보다 오히려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도구가 될 것임을 명확히 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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