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엔 100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0원…공짜로 가져가세요" 농민들 통곡하는 이유
공급과잉 심화…유럽 500만t 남아
이란전쟁·GLP-1약물 등 악재 겹쳐
'감자튀김의 본고장' 벨기에가 감자 풍작을 맞았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와 이란 전쟁 등으로 재고를 처리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세계 최대 냉동 감자튀김 수출국인 벨기에에서 감자튀김 가공용 감자의 현물시장 가격은 여러 달 동안 t당 0유로에 머물고 있다. 3년 전 t당 가격은 약 600유로(약 100만 원)에 달했다.
유럽 전역에서는 감자튀김용 감자 약 500만 t이 남아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감자 수확량은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NYT는 감자 과잉 생산의 원인에 대해 "기상학·지정학적 요인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벨기에 동부에서 감자 농장을 운영하는 크리스 드헤이레는 팔리지 않은 감자 1000t을 어쩔 수 없이 밭에 다시 버렸다. t당 몇 유로에라도 팔려고 했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감자에 싹이 나 상품 가치가 사라졌다. 그는 "토양, 종자, 비료, 인건비 등으로 16만 유로(약 2억8000만 원)의 손실을 봤다"며 "모아둔 돈까지 다 써야 했다"고 했다. 독일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한 농민은 팔리지 않은 감자 4000t을 처리하기 위해 베를린에서 여러 차례 무료 나눔 행사를 열었다.
국제 정세 또한 악재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로 미국 내 유럽산 감자튀김 가격이 오르면서 수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 틈을 타 중국·인도·이집트 등 새로운 경쟁국들은 더 저렴한 제품을 앞세워 경쟁에 가세했다. 감자 시장 전문지 월드포테이토마켓에 따르면 지난 2월28일까지 1년 동안 유럽연합(EU)의 대미 냉동 감자튀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미국은 영국에 이어 유럽산 감자튀김의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이란 전쟁도 감자 산업 부진의 요인 중 하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선박 운항에 차질이 생긴 데다 카타르·아랍에미리트·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감자튀김 소비국으로의 수출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벨기에 감자 가공협회 벨가폼의 크리스토프 베르뮐렌 최고경영자는 NYT에 "이란 전쟁은 냉동 감자튀김 공급망에 부담을 주는 가장 최근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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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식습관 변화도 간과할 수 없다. NYT는 "건강한 간식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오젬픽이나 위고비 같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사용이 늘면서 감자튀김 같은 가공·튀김 식품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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