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판만 팝니다"…AI 여파에 달걀 수급 비상
마트 신선란 매대 '텅텅'
특란 30구 소비자가격 7378원
수입란 판매 확대, 폭염 변수 남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인해 달걀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1인당 1판으로 구매를 제한합니다."
지난달 31일 오후 6시30분께 찾은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달걀 코너에는 이 같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신선란이 진열돼야 할 판매대는 텅 비어 있었고, 가공란인 훈제란 제품만 일부 남아 있었다. 판매대 앞에는 AI 확산에 따른 공급 부족을 알리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었다.
AI 여파로 계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달걀값이 한 달 새 6% 가까이 오른 가운데 일부 대형마트는 구매 제한 조치에 나섰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산 특란 30구 소비자가격은 지난달 31일 기준 평균 7378원으로 집계됐다. 전월(6969원) 대비 5.9%, 전년(7028원) 대비 5.0% 오른 수준이다. 달걀값은 지난달 초 7000원 안팎에서 출발해 중순 이후 상승 폭을 키웠다. 한때 7600원 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며 최근 다소 조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공급 부족을 꼽는다. 지난해 겨울부터 확산한 고병원성 AI로 살처분된 산란계는 이미 1100만마리를 넘어섰다. 이는 국내 전체 산란계 사육 규모의 약 14% 수준이다. 달걀은 산란계가 살처분된 이후 병아리를 다시 입식하고 산란을 시작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려 공급 회복에 시간이 필요하다.
수급 불안 우려는 앞으로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여름 역대급 폭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닭은 더위에 취약한 가축으로 기온이 오르면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고 산란율도 떨어진다. 실제 지난해 8월 폭염 당시 달걀 소비자가격은 7400원대까지 상승한 바 있다. 최근 가격 역시 당시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온 상태다.
정부는 수급 안정을 위해 수입란 공급 확대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7월 중 미국·태국 등에서 신선란 2000만개를 추가 수입하며 국내 공급 부족분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기간 부족분의 약 36%를 보완하는 물량이다.
유통업계도 수입란 판매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홈플러스는 4월19일부터 5월7일까지 태국산 신선란을 판매해 약 4만6000판을 완판했다. 이어 지난달 18일부터는 미국산 신선란을 한 판(30구)당 5990원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슈퍼 역시 미국산 달걀을 같은 가격에 판매 중이며, 이마트도 태국산 달걀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수입란이 단기적인 수급 안정 효과는 낼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국내 달걀 시장 규모에 비해 수입 물량이 제한적인 데다 신선도와 소비자 선호도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산란계 사육 기반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태국 바트보다 못하다고?"…1560원 찍은 원화, 무...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AI 영향으로 산지 공급량 자체가 감소한 상황"이라며 "여름철 폭염이 본격화하면 산란율 저하가 나타날 수 있어 당분간 가격이 예년보다 높은 수준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