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GTC 기조연설
6000명 넘게 모여 여전히 인산인해
"생성형 AI에서 에이전트 AI 시대로"
'베라 루빈' 슈퍼컴퓨터 시대 이끈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베라 루빈(Vera Rubin)'의 양산 돌입을 공식 선언하며 AI 산업의 중심축이 생성형 AI에서 '에이전트 AI(AI 비서)'로 이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GPU(그래픽처리장치) 기업으로 출발한 엔비디아는 AI 반도체를 넘어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CPU(중앙처리장치),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AI 시스템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협력사들을 언급하며 글로벌 고객사들과의 협력 상황을 전면에 드러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 2026' 기조연설에서 "베라 루빈은 이제 완전한 생산 체계(full production)에 들어갔다"며 "베라 루빈은 AI를 위한 컴퓨터가 아니라 에이전트를 위한 컴퓨터"라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 2026' 기조연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황 CEO는 향후 소프트웨어 구조가 기존 애플리케이션 중심에서 에이전트 중심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에이전트는 관찰하고, 추론하고, 계획을 세우고, 도구를 사용한다"며 "에이전트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모델, 도구, 런타임, 메모리 시스템이 모두 하나로 합쳐진 새로운 컴퓨팅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베라 루빈을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베라 루빈은 GPU를 넘어서 CPU, 네트워크, 스토리지, 보안 프로세서 등을 통합한 멀티랙(Multi-Rack) 구조의 'AI 슈퍼컴퓨터'라며 더욱 확장된 의미를 강조했다.
"GPU 회사 넘어 시스템 회사로" 생태계 확장 선언
1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 2026'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기조연설 전 참석자들이 착석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이날 연설장에는 6000명의 인원이 넘는 참석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행사 시작 3시간 전인 오전 8시부터 연설장에 들어서기 위해 일반 청중, 기업인, 언론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줄을 서서 대기했다. 연설 전부터 수용 인원 6000명이 이미 가득 찬 모습이었다. 현장에는 매디슨 황(Madison Huang) 엔비디아 수석 이사와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가죽자켓을 입고 나타난 황 CEO는 "따자하오(大家好·안녕하세요)"라고 현지인들을 향해 인사를 건네며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이날 엔비디아의 사업 무게중심이 반도체 공급을 넘어 AI 데이터센터와 AI 팩토리 인프라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황 CEO는 "모든 기업은 앞으로 에이전트를 운영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며 "AI 시대의 다음 10년은 에이전트가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과거 엔비디아는 GPU 회사였지만 이제는 시스템 회사가 됐다"며 "고객들은 더 이상 컴퓨터를 사는 것이 아니라 AI 팩토리를 구축하려 한다. 이것이 엔비디아가 다시 한 번 스스로 변신하기 시작한 이유"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AI 인프라의 경제성을 강조하며 "컴퓨팅은 곧 수익(Compute is revenue)"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경쟁력이 단순한 칩 가격이 아니라 와트당 처리량(Token per Watt), 전력 효율, 시스템 신뢰성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황 CEO는 "잘못된 아키텍처를 선택하면 칩이 저렴하더라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다"며 "AI 팩토리 시대에는 컴퓨팅 성능이 곧 매출과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에이전트 AI 시대에 최적화한 CPU '베라(Vera)'도 공개했다. 황 CEO는 "지금까지 CPU는 인간을 위해 설계됐지만 베라는 에이전트를 위해 설계된 최초의 CPU"라며 "향후 에이전트 수가 인간보다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K하이닉스·현대차까지 韓 협력사 '샤라웃'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일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2026' 기조연설에서 네이버 클라우드와 협업을 소개하고 있다. 엔비디아 유튜브 화면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황 CEO는 이날 한국 기업을 포함해 다양한 글로벌 협력사들을 언급하며 관계를 과시했다. 특히 황 CEO는 이날 베라 루빈에 들어가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이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또 TSMC의 3나노미터 공정과 CoWoS-L 패키징 기술, HBM4를 기반으로 제작된다고 덧붙였다.
HBM은 AI 반도체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도록 돕는 핵심 메모리로, AI 서버 성능을 좌우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 HBM4 품질 인증을 통과하고 양산 공급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AI 가속기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핵심 협력사임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협력 사례를 설명하면서 미국 구글, 일본 요타, 인도네시아 인도셋, 대만 GMI와 함께 네이버클라우드를 화면에 띄우기도 했다. 특히 발표 화면에는 '엔비디아♥네이버클라우드' 문구와 붉은색 하트 이미지가 등장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가운데 네이버클라우드가 하트 표시와 함께 소개되면서 현장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기조연설 후반부에 등장했다. 황 CEO가 공개한 로봇 공연 영상에는 현대차그룹의 제네시스 차량과 전기차 아이오닉이 등장했다. 엔비디아가 최근 로봇과 자율주행, 물리 인공지능 분야에도 힘을 싣는 가운데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소방 "한화에어로 폭발 사고 5명 사망…신원 파악 ...
한편 엔비디아는 이날 자체 추론형 거대언어모델(LLM)인 '네모트론(Nemotron) 3 울트라'를 소개했다. 엔비디아는 네모트론을 자사 AI 소프트웨어 스택과 연계해 기업들이 자체 AI 에이전트를 보다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날 2029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가속기 '파인만'을 포함해 향후 5년간의 제품 로드맵도 소개했다. 파인만에는 차세대 HBM이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2030년에는 '로자 파인만 스파크(Rosa Feynman Spark)'가 출시될 계획임을 밝혔다.
타이베이(대만)=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