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격전지 북구갑…후보 3인 유세 현장 취재
악수하고 사진 찍고 호소하고…막판 표심 경쟁
미래산업·지역밀착·보수재건 앞세워
유권자 선택은 어디로

"이번 선거는 공약은 한 개도 안 보이고 사람만 보인다."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달 29일, 부산 북구 덕천교차로 인근 횡단보도를 건너던 한 시민이 지나가며 던진 말이다. 거리에는 선거송이 쉴 새 없이 울려 퍼졌고, 차량들로 가득 찬 사거리에는 형형색색 현수막이 빽빽하게 걸려 있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목에 피켓을 건 선거운동원들이 다가와 지지 후보 이름을 외치며 인사를 건넸다.

전국의 시선이 부산 북구갑으로 쏠렸지만, 민심의 향방은 안갯속이다. 덕천동에 거주하는 택시기사 신경천씨(78)는 "아직도 누구를 찍을지 정하지 못했다" 면서 "누가 되든 지역을 위해 진짜 일할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는 이날 세 후보의 유세 현장을 따라가 봤다. 여론조사 수치는 제각각이었지만, 마지막까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절박함의 무게만큼은 같아 보였다.


지난달 29일 부산 북구 덕천교차로에 선거 현수막이 빼곡히 걸린 모습. 우수연 기자

지난달 29일 부산 북구 덕천교차로에 선거 현수막이 빼곡히 걸린 모습. 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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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의 준비된 미래, 하정우

"북구가 과거로 갈 거냐,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의 선택입니다." 만덕동에서 만난 하 후보는 이번 선거의 의미를 이렇게 정의했다. 그는 오전에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와 함께 사전 투표를 마친 뒤, 오후에는 만덕동 일대 아파트 상가를 돌며 도보 유세에 나섰다. 한 의류 매장에 멈춰서자 가게 주인이 반갑게 손을 흔들며 뛰어나왔다. 그는 "내가 얼마나 팬인데"라며 하 후보의 손을 잡고 "꼭 될깁니더. 걱정 말고 힘내세요"라고 응원했다.

생애 첫 선거를 치르는 하 후보는 "모든 선출직 분들을 존경하게 됐다"며 피곤한 얼굴로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도 "외지인들이 너무 많아져서 동네분들이 불편해하시는 게 걱정"이라며 "결국 북구 주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 부산 북구 덕천동에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와 함께 사전투표를 마친 하정우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시민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우수연 기자

지난달 29일 부산 북구 덕천동에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와 함께 사전투표를 마친 하정우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시민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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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부산 북구 만덕동 아파트 상가 일대에서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수연 기자

지난달 29일 부산 북구 만덕동 아파트 상가 일대에서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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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후보의 강력한 후원자이자 러닝메이트인 전 후보도 "부산 18개 지역구 중 적어도 1명의 집권 여당 의원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며 "제가 부산시장이 된다면 하정우 같은 일꾼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원 사격을 했다.


만덕2동에 거주하는 도희선씨(43)는 "북구 주민들은 애들이 중·고등학생이 되면 학군지로 이사를 많이 가는데, 하 후보가 얘기하는 'AI 특성화고'가 생기면 교육 때문에 이사 안 가도 된다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재수 의원이 공약 이행률이 높았던 만큼 하 후보에 대한 믿음도 생긴다"고 했다.


진짜 북구 사람, 박민식

같은 날 오전 10시 사전투표를 마친 박 후보는 신만덕 제일상가시장으로 향했다. 그는 상인들에게 한 명 한 명 허리를 굽혀 눈을 맞추고 악수를 건넸다. 평소 안면이 있는 상인들에게는 어깨를 주무르며 친근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곳은 구포시장에 비해 한산한 편이었지만, 박 후보는 골목골목을 직접 누비며 마지막까지 표심을 파고들었다.


한 중년 여성이 박 후보의 삭발한 머리를 보며 "아이고, 우짜겠노"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박 후보는 "남은 기간 동안 골목골목을 다니며 한 분 한 분의 손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부산 북구 만덕동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가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수연 기자

지난달 29일 부산 북구 만덕동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가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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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부산 북구 만덕동 신만덕제일상가시장을 찾은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가 시장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수연 기자

지난달 29일 부산 북구 만덕동 신만덕제일상가시장을 찾은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가 시장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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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이번 선거를 "대한민국 정통 보수와 진짜 북구 사람을 가려내는 선거"로 규정했다. 사람 좋은 웃음을 짓던 그가 '정통 보수'를 언급할 때는 날카로운 전직 검사의 눈빛이 살아났다. 그 역시 지역 선거에 외부 지지자들이 대거 유입되는 상황을 지적하며 "주권자인 북구 주민들의 민심을 왜곡시키고 현혹시키는 부작용이 있다"고 꼬집었다.


제일상가시장 상인 박 모씨(74)는 "이재명의 독재, 중국인에 대한 과도한 개방 등 나라가 돌아가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며 "박 후보는 이전에도 잘했고 앞으로도 잘 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를 찍으면 보수에 또 다른 분열이 생길 것 같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북구를 1순위로, 한동훈

이날 오후 5시, 한 후보는 포천사거리에서 집중 유세를 펼쳤다. 현장에는 경찰 추산 기준 1000여명이 모였다. 지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한목소리로 후보를 연호하는 모습은 유명 연예인의 팬미팅이나 축제 현장을 방불케 했다. 흰옷을 입은 전국 단위의 자원봉사자는 물론, 평상복 차림의 북구 주민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북구 곳곳에서는 한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내려온 자원봉사자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유세차에 오른 한 후보는 목이 쉰 채로 마이크를 잡았다. 유세차 난간에 매달리며 생긴 상처 탓에 팔 곳곳에는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그는 "제가 53년을 살면서 이렇게 열심히 살았던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연설은 40분 넘게 이어졌고, 한 후보는 주먹을 불끈 쥐고 팔을 힘차게 흔들며 지지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지지자들은 "한동훈!"을 연호했다.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지난달 29일 부산 북구 포천사거리에서 집중유세에서 마이크를 잡고 연설을 하고 있다. 우수연 기자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지난달 29일 부산 북구 포천사거리에서 집중유세에서 마이크를 잡고 연설을 하고 있다. 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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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지난달 29일 부산 북구 포천사거리에서 집중유세에서 유세차 난간에 올라가 연설을 하고 있다. 우수연 기자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지난달 29일 부산 북구 포천사거리에서 집중유세에서 유세차 난간에 올라가 연설을 하고 있다. 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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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인 진은정 변호사가 몸 전체를 감싼 곰 모양 풍선 탈을 쓰고 등장하자 현장 분위기는 한층 달아올랐다. 한 후보는 배우자에 대한 고마움을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한 후보는 이번 선거의 의미에 대해 "보수 재건을 통한 균형추를 맞추고 공소 취소를 시도하는 이재명 정권의 협잡을 박살 낼 승부처"라고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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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포동에 거주하는 김차순 씨(74)는 "얼굴만 봐도 믿음이 가고 일을 잘할 것 같은 사람"이라며 "서민들이 보기에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사람들은 거짓말하지 않고 '우짜든지 단디' 해낼 사람이 필요하다"며 "한 후보가 딱 그런 사람인 것 같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부산 북구 만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 담벼락에 붙어있는 6·3 국회의원 보궐 선거 포스터. 우수연 기자

지난달 29일 부산 북구 만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 담벼락에 붙어있는 6·3 국회의원 보궐 선거 포스터. 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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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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