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각급 채널서 美측에 입장 전달
中대사관 "선 넘었다" 공개 반발…與, 양국에 "외교적 긴장 조성" 비판

청와대는 30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을 '단검'에 비유하며 주한미군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하고, 이에 주한중국대사관이 '선을 넘었다'며 공개 반발한 것과 관련해 "한미 간에는 제반 현안에 대해 각급에서 소통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8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8.10 [주한미군 사령부 제공] 연합뉴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8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8.10 [주한미군 사령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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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브런슨 사령관의 잇단 대외 발언과 관련해 "최근 브런슨 사령관의 일련의 대외 발언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정부는 브런슨 사령관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10차례에 걸쳐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 양국 정상의 합의에 따라야 하고,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으로 역내 평화에 지장을 줘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입장일 것으로 보인다.

브런슨 사령관은 최근 미국 육군 전쟁대학 팟캐스트에 출연해 중국의 시각에서 한국이 "아시아의 중심에 있는 단검"처럼 보일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을 막는 '방패' 또는 '방어벽'에 비유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해에도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를 설명하며 한국을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있는 고정된 항공모함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왔지만, 한국을 미국의 대중 견제 전초기지처럼 묘사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졌다.

중국 측은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주한중국대사관은 지난 28일 대변인 명의의 입장을 통해 브런슨 사령관을 향해 "귀하의 발언은 분명히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대사관은 주한미군을 '항공모함'이나 '단검'으로 표현한 데 대해 "호전적인 행위인가, 아니면 다른 나라들을 인질로 삼으려는 의도인가"라고도 했다.


중국 측은 또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이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은 것인지, 최근 미중 정상 간 합의 흐름을 훼손하려는 것인지 묻는 형식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사령관이 역내 국가들을 존중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이 단순한 수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해석이 나온다. 주한미군의 역할이 기존의 대북 억제 중심에서 중국 견제와 대만해협 등 역내 유사시 대응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미국 측 인식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한미동맹 현대화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주한미군사령관의 공개 발언은 한국 정부의 전략적 공간을 좁힐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은 한미동맹을 안보의 핵심 축으로 유지하면서도, 한중 관계와 역내 안정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이 미중 전략 경쟁의 전면에 서는 듯한 표현은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이번 사안이 확대되는 데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한미 간 안보 현안을 공개적으로 부각하기보다 외교안보 채널을 통해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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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여권에서도 브런슨 사령관 발언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이 대한민국의 전략적 위상을 임의로 규정하고 외교적 긴장을 조성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아울러 중국 측이 한국 언론을 상대로 미국을 비판하는 방식 역시 외교적 절제와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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