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입원실 남녀 구분 폐지 논란
복지부 "병상자원 효율적 운영 목적"
7월6일까지 국민의견 수렴후 최종 확정

병원 입원실을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해 운영하는 규정이 폐지된다는 소식에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정부는 국민 불편을 해소하고 병상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환자의 사생활 침해와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ChatGPT Image)

(ChatGPT Image)

AD
원본보기 아이콘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일 입원실 운영 기준을 담은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30일 밝혔다.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 제35조는 의료기관의 운영 기준으로 '입원실은 남·여별로 구별해 운영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는 의료기관은 1차 시정명령을 받고, 2차 위반 시에는 영업정지 15일의 행정처분을 받는다.


개정안에선 이 기준이 삭제된다. 남녀 구별 기준이 오히려 병상 자원의 효율적인 운영을 저해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병상이 부족한 상황에서 성별 구분으로 비어 있는 곳을 제대로 활용해 입원실을 보다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그동안 어린이 병동의 다인실에서는 남녀 병실을 구분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았고, 부부나 직계가족이 함께 입원하더라도 같은 병실을 쓰지 못해 간병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행 규칙은 환자나 간병인 등 적용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원칙대로 적용하면 어린이 병동 다인실이나 환자와 간병인의 성별이 다른 경우 모두 규칙 위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 의견란엔 환자 사생활 침해와 안전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반대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한 작성자는 "아무리 가림막이나 커튼을 설치한다고 해도 소음이나 냄새, 시각적 차단에 한계가 있어 남녀가 공간을 공유할 경우 환자에게 정신적 스트레스와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게시글에도 "옷을 갈아입거나 기저귀 교체 등 사적인 상황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남녀가 한 공간에서 화장실까지 함께 사용해야 하는 건 매우 불편하다", "몸이 아파 입원했는데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범죄에까지 대비해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등의 불만이 제기됐다. "현행대로 입원실 남녀 구분을 유지하고, 중환자실 등 특수 상황만 제한적으로 구별 의무를 두지 않는 쪽으로 규정을 재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복지부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입원실 남녀 구별 의무는 폐지하되,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과 같은 무분별한 남녀 입원실 운용은 제한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성인 환자의 입원실 구분을 원칙으로 하되, 부부나 가족(부모-자녀, 남매 등) 간 2인실 사용, 중환자실, 어린이병원 병실 등은 예외적으로 남녀가 같은 병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침으로 안내하고, 이같은 내용을 시행규칙 개정안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AD

이번 개정령안은 오는 7월6일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확정된다. 개정안이 확정되면 해당 규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된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