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매불쇼’ 출연해 정조준
공정위, 선불카드 환불·탈퇴 제한 약관 들여다볼듯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9일 최근 5·18 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한 마케팅으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스타벅스코리아를 향해 "보편적 인권과 소비자 권리에 대한 글로벌 스탠더드(눈높이)를 망각하면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제3기 2030 자문단 발대식에서 발언하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지난달 제3기 2030 자문단 발대식에서 발언하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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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위원장은 이날 유튜브 채널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업들은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며 "선진국 시민사회와 소비자 행동은 보편적 인권이 곧 잣대"라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역사가 안고 있는 비극적 경험을 소비자를 기망하는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소비자의 기본권을 망각하는 행위"라며 "이러한 스탠더드를 무시했다가 해외에서도 기업 활동과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진 사례들이 많이 존재한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탱크 데이', '책상에 탁'…역사적 비극 희화화에 국민적 공분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기간 진행한 텀블러 프로모션 행사에서 '탱크 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해 심각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해당 표현들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탱크 투입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키며 국가 폭력 피해자들을 조롱하고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매 운동 텐트가 쳐지고 협력업체들까지 발주 중단 등으로 속앓이를 하는 등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스타벅스는 해당 행사를 전면 중단하고 공식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주 위원장은 이번 사태로 불거진 스타벅스의 깐깐한 선불카드 환불 및 회원 탈퇴 시스템에 대해서도 칼을 빼 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현재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에 따르면 1만 원 초과 상품권은 액면가의 60% 이상을 사용해야만 남은 잔액을 환불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충전식 선불카드 역시 이 기준을 따르고 있어, 불매 운동에 동참하려는 소비자들이 탈퇴와 잔액 환불에 큰 애로를 겪었다.

이에 대해 주 위원장은 "이번과 같은 이례적인 상황에서는 현행 환불 규정이 소비자들에게 상당히 강한 제약으로 느껴질 수 있다"며 "약관과 규정은 정상적인 상황뿐 아니라 이례적인 귀책 사유가 발생한 상황도 동시에 적용되는 만큼, 양쪽을 모두 저울질해가며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가맹 회원 탈퇴를 까다롭게 만들어 놓은 약관 구조에 대해 시정해야 할 부분이 있는지 내부적으로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사업자에게 명백한 귀책 사유가 발생했을 경우 잔액을 즉시 돌려받을 수 있는 별도의 환불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영진 한시적 전액 환불 조치엔 "다행…시장 기강 확립할 것"

다만 스타벅스 측이 논란 직후 민심 수습을 위해 다음 달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충전 금액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선불카드 잔액을 전액 환불해주기로 임시 조치한 것에 대해서는 다행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주 위원장은 "국민적 공분이 워낙 컸던 만큼 스타벅스 경영진이 이를 반영해 소비자가 바로 탈퇴하고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한시적 조치를 취한 것은 다행이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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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주 위원장은 국민주권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강조하며 공정위의 엄정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공정성장과 모든 계층이 함께 성장하는 경제정책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시장 질서의 규율과 기강을 확립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를 기만하는 불공정 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기업들을 공정 경쟁의 길로 유도하기 위해 경제적 제재를 선진국 수준으로 선제적이고 강력하게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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