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중심 차'로 변신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 첫 적용
생성형 AI '글레오 AI'…자연스러운 대화 가능

고품격 세단의 대명사로 지난 40여년에 걸쳐 '성공의 상징'으로 불려왔던 그랜저가 인공지능(AI)을 품고 새롭게 돌아왔습니다. 출시 첫날 1만대 계약을 달성하며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더 뉴 그랜저(이하 그랜저)'를 지난 28일 타봤습니다. 가솔린 2.5엔진을 탑재한 최상위 트림 '캘리그래피' 모델을 두시간 남짓 강동아이파크더리버에서 춘천 플로팅플로우까지 왕복 140km가량 경험해봤습니다.


더 뉴 그랜저.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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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그랜저.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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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내내 머리 속에서는 편안한 승차감과 고급스러운 실내 공간에서 '흠잡을 곳 없는 완성형 세단'이라는 문구가 떠올랐습니다. 특히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글레오 AI'는 "말이 통하는 조력자"와 함께 운전하는 느낌을 줄 정도로 편리했습니다.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 등장 이후 모호해졌던 그랜저가 지향하는 방향이 확실하게 느껴졌습니다. 완성도 높은 최첨단 기술을 가장 먼저 선보이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는 현대차의 대표선수였습니다.


2022년 출시한 7세대 모델보다 길이가 15㎜ 길어졌는데 막상 운전해보니 크기가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는 더 얇고 길어졌는데 기존 모델과 비교하면 큰 변화보다 익숙함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실내로 들어서면 기존 세대와는 전혀 다른 새로움이 느껴집니다. 운전대를 넘어 계기판이 사라진 대신 조그만 슬림 정보창이 생겼으며,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만 자리해 깔끔하게 달라졌습니다.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는 내비게이션과 미디어, 차량 설정 등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구성됐습니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밀면 2,3단으로 화면 분할도 가능해 여러 기능을 한 번에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왼쪽 화면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작동이나 트립컴퓨터, 주변 도로 상황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고, 오른쪽 화면은 스마트폰처럼 영상, 음악, 게임 앱 내려받아 사용 가능했습니다. 현대차는 연말까지 10여개 이상 외부업체가 개발한 앱을 배포할 계획이어서 향후 활용성이 기대됩니다.


특히 대형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 에이전트 '글레오 AI'는 창문을 여닫고, 에어컨이나 라디오를 켜고 끄는 단순 차량 제어 기능뿐만 아니라 탑승자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면서 원하는 기능이나 정보를 제공해줍니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창문을 열어줘"라고 말한 후 뒷좌석 동승자가 "나도"라고 말하면 뒷좌석 창문도 열어주는 방식입니다.


더 뉴 그랜저.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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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그랜저'에 탑재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 오현길 기자

'더 뉴 그랜저'에 탑재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 오현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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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선 현대차 음성인식개발팀 연구원은 "운전자가 운전하면서 AI가 제공하는 많은 정보를 습득하기 어려운 만큼 답변을 최적화했다"면서 "안전성 측면에서 간결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고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플레오스 커넥트'가 테슬라 시스템과 유사하다고 지적하는데요. 현대차는 공조 기능이나 비상등과 같은 물리 버튼을 유지하고, 운행정보를 알려주는 슬림 정보창을 탑재하면서 조작이 편리하게 차별화했습니다. 반면 첨단 기능에 밀려 바늘로 움직이는 속도계가 없어져야 한 편으로는 허전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새롭게 추가된 고분자 분산형 액정(PDLC) 필름 적용한 '스마트비전루프'도 눈길을 끕니다. 천장 투명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개방감을 줍니다. 기존 파노라마 루프와 동등한 수준의 열 차단 성능도 확보했다고 합니다.


가속 성능은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2.5 엔진은 최고출력 198PS, 최대토크 25.3kgf·m의 성능으로 가속 페달에 즉각 응답했습니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흔들림 없이 부드럽게 변속했습니다.


운전 내내 부드러운 승차감이 느껴졌는데요. 운전대와 차체를 연결하는 카울 크로스바의 구조를 개선하고, 유압제어 리바운드 스토퍼를 새롭게 적용하면서 고속 흔들림이나 요철 통과 후 나타나는 진동을 줄였다고 합니다. 뒷좌석도 무릎·머리공간이 넉넉할 뿐만 아니라 통풍 리클라이닝 시트로 안락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철민 현대차 국내마케팅실 상무가 28일 열린 '더 뉴 그랜저' 시승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대차

이철민 현대차 국내마케팅실 상무가 28일 열린 '더 뉴 그랜저' 시승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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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50m 경로를 기억해 후진을 도와주는 기억 후진 보조(MRA) 기능이나 내연기관 모델 최초로 적용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 기능을 이번 시승에서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혹시 모를 사고를 막아주는 안전 기능도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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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을 끝내면서 차를 탔지만, 차 아닌 전자기기를 다룬 것 같은 느낌이 남았습니다. SUV 전성시대에 세단의 가치를 증명하는 그랜저는 먼 미래로 여겨왔던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 시대를 피부로 체감할 수 있게 만들어진 차였습니다. 빠른 기술 발전이 반갑지만, 과거 그랜저가 가진 형언할 수 없는 매력이 줄어드는 것에 아쉬워할 분들도 많을 거 같습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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