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문언에 없는 조건으로 이행각서 부정 못 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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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언에 기재되지 않은 조건을 이유로 손해배상 이행각서에 따른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9일 학교폭력으로 딸을 잃은 원고 A씨가 소송대리인이었던 권경애 변호사와 법무법인 해미르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약정금 청구 부분을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다만 원심이 인정한 위자료 6500만원과 해미르의 수임료 반환금 220만원 부분에 대한 상고는 기각하여 해당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권 변호사는 A씨가 가해 학생들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항소심에서 3차례나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아 항소가 취하되게 했으며, 1심 승소 부분에 대해서도 의뢰인에게 알리지 않아 상고 기간을 넘기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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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권 변호사는 사실을 알리며 지난해 말까지 총 90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이행각서를 작성해 A씨에게 전달했다. 원심은 이 각서가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작성된 것인데, 실제 보도가 이루어졌으므로 지급 의무가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행각서에 지급 조건이 전혀 명시되어 있지 않고,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가 합의된 조건을 기재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처분문서의 문언대로 내용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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