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족 시 핵심 제품 우선 공급 강제
공급망 정보 요구 불응 시 30만유로 벌금
2035년까지 1200억유로 투자 필요

유럽연합(EU)이 유럽판 칩스법(Chips Act)을 추진하는 가운데 법안에 막강한 비상 권한 부여를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 부족 사태 시 기존 계약을 무시하고 칩 제조사에 특정 주문에 대한 우선 공급을 강제하는 방안 등이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EU는 '칩스법 2.0' 발의를 앞두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있는 EU 깃발. EPA연합뉴스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있는 EU 깃발. EPA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FT가 입수한 법안 초안에는 무기, 의료기기, 디지털 인프라 등 핵심 제품 공급을 위협하는 반도체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경우 EU 집행위원회가 기존 계약을 무시하고 핵심 제품 주문을 우선 처리하도록 기업에 강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집행위는 공급망 생산 역량 관련 정보를 제조사에 요구할 수 있는데, 이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최대 30만유로(약 5억2427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회원국 간 반도체 확보 경쟁을 막고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집행위가 공동 구매도 추진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 구매처럼 여러 회원국을 대신하는 중앙 구매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칩스법 2.0은 2023년 EU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제정된 기존 법안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새롭게 추진되는 법안이다.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유럽 기업을 육성해 미국과 아시아 기술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이다. 실제로 EU 내 고성능 칩 공급처의 90% 이상은 TSMC가 위치한 대만이다. 현재 전 세계 반도체 생산에서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으로, 2030년까지 이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칩스법의 목표 달성이 불투명한 상태다.

기존 칩스법이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회원국 재정 지출 규제 완화를 통해 EU의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면, 새 법안은 수요와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추는 데 중점을 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법안 초안은 이를 위해 2035년까지 약 1200억유로 규모의 민관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집행위가 인공지능(AI) 칩과 첨단 3나노 칩 생산을 위해 300억유로 규모 신규 파운드리 건설 프로젝트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집행위와 개별 회원국, 민간 기업이 공동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또 집행위는 통신, 방산, 자동차 등 분야 기업들과 반도체 공급업체를 연결해 각 산업의 수요에 맞춘 기술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AD

칩스법 2.0은 다음 주 중 제출될 예정으로, 초안인 만큼 내용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