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외투자 7.1%↑·국내투자 3.8%↓
관세·내수 부진에 생산기지 해외 이전 가속
미중 투자위 설치 합의로 흐름 더 빨라질 듯

세상의 거의 모든 제품을 만들어 팔던 중국이 이제는 공장 자체를 해외에 내보내고 있다. 단순 제조를 뜻하는 '메이드 인 차이나'를 넘어 중국 기술로 현지에서 생산하는 '메이드 바이 차이나'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라질 바이아 카마카리 산업단지의 생산 라인에 있는 BYD 차량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브라질 바이아 카마카리 산업단지의 생산 라인에 있는 BYD 차량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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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는 27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해 "서방의 관세 장벽과 내수 부진에 직면한 중국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잇달아 해외로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최근 몇 년 새 가격 하락과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 왔다. 여기에 높아지는 관세까지 겹치면서 국내 투자에는 신중해진 반면, 해외 생산능력 확대에는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대외 직접투자는 1년 전보다 7.1% 늘어난 반면, 중국 내 투자는 3.8% 줄어 연간 기준 처음으로 감소했다.

해외 진출을 뜻하는 '추하이(出海)' 현상은 이미 보편화한 상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중 투자위원회' 설치가 합의되면서 더 빨라질 전망이다. WSJ에 따르면 미 고위 당국자는 이 위원회가 미국 내 중국의 투자 계획을 양국 정부가 함께 검토하는 장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배터리 기업 CATL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배터리 기업 CATL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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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의 해외 생산 거점 확대는 전기차와 배터리, 가전 등 여러 분야에서 가시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닝더스다이(CATL)는 헝가리와 인도네시아, 스페인에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공장을 직접 짓는 대신 포드에 배터리 기술을 라이선스하는 우회 전략을 택했는데, 포드는 CATL이 설계한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미시간주에 30억달러(약 4조 5000억원) 규모의 생산시설을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유럽 경쟁사들과 현지 공동생산을 논의하고 있다. 지프 제조사 스텔란티스는 이달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각기 다른 중국 기업 두 곳과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밝혔고, 포드와 지리도 스페인에서 비슷한 거래를 협의하며 이를 미국으로 넓힐 수 있을지 살펴보고 있다. 가전업체 마이디어는 브라질과 태국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렉트로룩스와 손잡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멕시코에서 공동 제조에 나서기로 했다.


"제조업 활력" vs "시장 부작용" 반응 엇갈려


이 같은 투자가 현지 제조업에 다시 활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980∼90년대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미국 진출이 현지 제조사와 공급업체들에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이도록 압박해 결과적으로 미국 업계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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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멕시코에서는 자동차 부문 등에 대한 중국의 투자가 2020∼2023년 10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지난 2024년 중국 최대 자동차 수출업체 중 하나인 체리(奇瑞)는 경영난에 빠진 일본 닛산이 더 이상 쓰지 않게 된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장을 되살리는 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에 생산시설 일부를 내주는 방식은 고정비 부담이 큰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반면 중국의 공격적 진출이 유럽 시장에 미칠 부작용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계 특유의 과당경쟁(손해를 감수할 정도의 지나친 경쟁) 풍토가 유럽으로 옮겨오는 데 대한 우려와 환경 영향, 노동자 인권 침해 가능성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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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에서는 역내 자동차 산업이 EU 경제의 7%와 1300만개의 일자리를 떠받치고 있다는 점을 우려의 근거로 든다. 미국에서도 자국 산업을 지키려는 견제론이 고개를 들었다. 최근 민주당 의원 수십명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 자동차업체의 미국 내 생산을 금지하고,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만들어진 중국 차량의 유입도 막아야 한다"며 "세계 시장 지배를 노리는 전략적 경쟁자에게 자동차 산업을 넘겨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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