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건네받아 이익 누린 A씨
경찰 "동의하에 사용" 불송치
검찰, 피의자 변제 능력 등 의심
피해자 조사 재진행…불구속 기소

경찰이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 부족 등을 이유로 불송치한 사기 사건이 검찰 보완수사 끝에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피해자가 장애 등록을 하지 않았지만 정신장애와 경계선 지적장애를 가진 상태였다는 점을 확인하고, 수사 과정에서 충분한 절차적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9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에서 곽중근 전 특수전사령관을 소환해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서울 중앙지검 청사 앞 태극기와 검찰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허영한 기자

9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에서 곽중근 전 특수전사령관을 소환해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서울 중앙지검 청사 앞 태극기와 검찰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허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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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주희)는 지난 26일 사기 및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2024년 6월 정신장애가 있는 60대 여성 피해자 B씨에게 "수도 요금을 빌려주면 갚겠다"고 속여 신용카드를 건네받은 뒤 14회에 걸쳐 462만원 상당을 결제한 혐의를 받는다. 또 A씨는 200만원을 결제하면 돈을 돌려주겠다고 B씨를 속이고 실제로는 해당 금액을 자신의 카드 연체 대금 납부 등에 사용한 이른바 '카드깡' 방식으로도 금전적 이익을 취한 혐의도 있다.

앞서 경찰은 이 사건을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했다. 피해자의 진술이 명확하지 않고, A씨가 카드를 사용할 당시 B씨가 함께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동의하에 카드가 사용된 것으로 판단했다. 형사상 사기보다는 민사상 채무 문제에 가깝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피의자의 변제 능력과 편취 의사에 대한 수사가 부족하다고 보고 두 차례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검찰은 A씨의 범행 당시 대출 연체가 다수 존재하는 등 변제 능력이 부족한 상태였던 점을 확인했다.

검찰은 피해자 조사도 다시 진행했다. B씨가 장애로 인해 피해 경위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 점을 고려해 검사 직권으로 국선변호사를 선정하고 피해자 진술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또 B씨가 향후 재산 관리와 소송행위 등에서 지속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한정후견개시 심판도 청구했다. 수사 과정에서 B씨가 과거에도 주변인 요구에 따라 대출을 받아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 사기 피해를 입은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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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건을 수사한 심기하 검사는 "비교적 소액 사건이지만, 검찰이 보완수사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피해자 사정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며 "규모가 작은 사건이라도 사건 하나하나를 살피는 과정에서 억울한 피해를 구제할 수 있다"고 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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