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위해 협치하길" 날씨보다 뜨거운 사전투표 첫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전 6시께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 사직동 주민센터에서 첫 투표를 마친 최원섭씨는 "가능한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서 국민들의 뜻이 정치에 왜곡 없이 반영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이씨는 "새벽 3시부터 일어나서 준비했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표를 행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힘줘 말했다.
지팡이를 짚고 대림2동 주민센터로 나선 한모씨도 "안 아픈 곳이 없지만, 우리나라를 위해 투표하러 왔다"며 "정치인끼리 물어뜯고 싸우는 건 그만하고 나라를 위해 힘을 합쳐 단결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서울 종로·영등포·마포·강남 투표소 현장
"지지 정당 힘 실어주려" 격전지 판세 가를까
90세 넘은 고령층도 "나라 위해" 한 표 행사
인지도 낮은 교육감은 '정당' 표시 없어 혼선
"선거를 마치고 나면 여야가 서로 힘을 합쳐 잘 이끌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전 6시께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 사직동 주민센터에서 첫 투표를 마친 최원섭씨(57)는 "가능한 한 많은 시민이 참여해서 국민의 뜻이 정치에 왜곡 없이 반영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재외국민으로 싱가포르에 거주 중인 그는 "해외에서도 한국 정치를 관심 있게 지켜본다"며 "꼭 투표하려고 일정도 미뤘다"고 전했다.
이날 서울 전역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선거를 거듭할수록 매번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역대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6회 11.5%, 7회 20.1%, 8회 20.6% 순으로 상승세를 계속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사전투표율은 2.7%로 집계됐다.
영등포구 대림2동 주민센터에서 첫 번째 표를 행사한 세무사 김모씨(58)도 국가의 발전을 위한 정치권의 협치를 당부했다. 살면서 한 번도 투표에 빠진 적이 없다는 그는 "국가적 위기가 있었지만, 잘 극복하고 코스피도 7000~8000까지 오르고 있지 않느냐"라며 "어두웠던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정치권에서 노력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강남구 역삼1동 주민센터 투표함에 첫 표를 넣은 고모씨(46)도 정치권의 책임 있는 자세를 당부했다. 고씨는 "말로만 소통한다고 하지 말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달하러 왔다"며 "잘하려고 하다 실수도 할 수 있고 사고가 날 수도 있지만, 그런 부분에서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고 나아갈 방향성을 보여준다면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세월을 뛰어넘는 고령층의 활발한 정치 참여도 눈에 띄었다.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사직동 주민센터를 찾은 이모씨(94)는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상태였지만, 현장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차분히 투표소에 들어섰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이씨는 "새벽 3시부터 일어나서 준비했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표를 행사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힘줘 말했다. 지팡이를 짚고 대림2동 주민센터로 나선 한모씨(87)도 "안 아픈 곳이 없지만 우리나라를 위해 투표하러 왔다"며 "정치인끼리 물어뜯고 싸우는 건 그만하고 나라를 위해 힘을 합쳐 단결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030세대는 이념보다 정책에 표를 행사했다. 역삼1동 주민센터를 찾은 대학생 신제윤씨(21)는 "시민이라면 꼭 투표해야 한다는 언니의 말을 듣고 나왔다"며 "주거·복지 등 청년정책을 잘 펼칠 수 있는 후보를 뽑았다"고 말했다. 마포구 대흥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강모씨(34)도 "지방선거는 정책적으로 내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지역에선 비상계엄 이후 계속돼 온 정치적 갈등의 단면이 드러나기도 했다. '부정선거 주장'을 앞세운 사전투표 불신과 외국인 투표권 문제를 둘러싼 불만이다. 대림2동에서 만난 박모씨(59)는 "젊은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사전투표에 부정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한국에 온 지 25년 됐다는 한 중국 출신 교포 A씨(59)는 "투표권이 있어도 분위기가 예민해서 이름도 알려주기 곤란하다"며 "시민들, 밑에 있는 사람들의 사정을 잘 살피는 정당을 위해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외국인도 영주비자 취득 3년이 지나면 지방선거 투표권이 주어진다.
사전투표는 이날부터 이틀간 매일 오전 6시부터 12시간에 걸쳐 이뤄진다. 여유가 있던 대기 행렬은 출근 시간이 다가오면서 혼잡해지기 시작했다. 관외 선거인도 많았다. 강원 출신 이선우씨(25)는 "학업 때문에 서울에 있지만, 지지하는 정당에 힘을 실어주러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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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할 후보자가 많은 지방선거 특성상 혼선을 빚기도 했다. 김영균씨(91)는 "교육감 선거에는 왜 번호가 없느냐"라며 투표지가 헷갈린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현장 관계자가 "아이들을 위한 사람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정당과 무관하다"고 거듭 설명했지만 일부의 불평은 계속됐다.
이지예 기자 easy@asiae.co.kr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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