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턴기업 인정 문턱 낮춘다…지방투자·첨단기술 유치 총력
해외-국내 사업장 업종 동일성 요건 완화
대규모 투자 땐 정부·기업 협상형 보조금 도입
마더팩토리 유치·제조 AI 연계로 지방투자 확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4월 27일 세종시 전의면에 소재한 올해 1호 국내복귀 기업으로 선정된 화장품 제조기업 한국콜마를 방문해 관계자들로 부터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산업통상부.
정부가 해외 생산기지를 국내로 되돌리는 '유턴(국내복귀) 정책'을 전면 개편한다. 단순한 공장 이전 지원을 넘어 지방 투자와 첨단 전략산업 유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해외사업장과 국내사업장의 업종 동일성 요건을 완화하고, 대규모 지방·첨단 투자에는 정부와 기업이 협상해 보조금을 결정하는 방식도 새로 도입한다.
산업통상부는 29일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복귀(유턴) 재정립 및 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해외 생산거점의 국내 이전을 유도하고, 지방 투자와 첨단 제조 역량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목적이다. 정부는 ▲유턴 인정범위 재설계 ▲유턴보조금 지원체계 개편 ▲평가·관리 강화 및 이행요건 합리화 ▲전략적 유치 및 투자이행 밀착 지원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우선 정부는 해외사업장과 국내복귀사업장의 '업종 동일성' 요건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현재는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중분류 기준으로 동일하거나 유사한 제품·서비스를 생산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소재·부품이나 생산공정뿐 아니라 기능·용도, 핵심기술, 공급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의 신산업 진출과 사업구조 고도화 투자를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해외사업장 구조조정 요건 면제 범위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국가첨단전략기술 등 특정 기술·제품 관련 확인서를 보유한 경우에만 면제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첨단산업·공급망 분야이면서 핵심 생산시설(마더팩토리) 투자로 인정될 경우에도 면제할 예정이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핵심 생산시설 개념과 심의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보조금 지원 방식도 크게 달라진다. 지금까지는 기준표에 따라 정해진 비율로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앞으로는 첨단산업·공급망 분야나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정부와 기업 간 협상을 통해 지원 규모를 결정하는 '협상형 지원' 방식을 도입한다. 지원 규모는 비수도권 투자 여부와 청년 고용 창출, 첨단전략기술 적용 여부, 마더팩토리 해당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차등 산정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지방 투자와 첨단 전략기술 도입을 적극 유도하기 위해 기존의 정액 한도 방식 대신 보조비율 상한 중심으로 지원 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현재는 투자 건당 최대 300억원(첨단 분야 400억원), 기업당 최대 600억원 한도가 적용되고 있다.
정부는 투자 이행률 제고를 위한 관리 체계도 강화한다. 그동안 유턴기업으로 선정된 뒤 실제 투자 이행이 이뤄지지 않아 지정이 취소되는 사례가 많았던 만큼, 앞으로는 선정 단계에서 투자계획의 구체성과 이행 역량을 보다 엄격히 평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산업부 고위공무원이 위원장을 맡는 '국내복귀실무위원회' 신설도 추진한다.
또 보조금을 지원받은 기업의 투자 이행 여부를 보다 면밀히 관리하기 위해 이행 기간을 현행 3년에서 지원 규모에 따라 확대하고, 제조 현장의 자동화 추세를 반영해 고용·면적 유지 기준도 합리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한 기업에는 사후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첨단산업과 제조 AI(M.AX), 공급망 분야를 중심으로 잠재 유턴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코트라 해외무역관을 통해 관심 기업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유턴기업 대상 지방정부 IR 플랫폼도 구축해 지방 투자 유치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유턴은 단순한 공장 이전을 넘어 기술 개발과 생산, 공급망의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 되고 있다"며 "유턴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지원 방식도 과감하게 개편·확대해 지방 중심의 유턴을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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