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사·문화에 첨단 과학기술 접목
연구 전 과정 국민 공개…"우리의 과학 발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한국의 역사·문화·자연환경과 첨단 과학기술을 결합한 '우리의 과학(K-Science)'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한국만의 독창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과학기술 분야를 개척하면서 연구개발(R&D)의 결과물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가 연구개발 모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각 부처는 문화유산과, 스마트팜, 고천문 등 과학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를 제시하면서 과학기술 성과와 문화 콘텐츠 개발 등을 기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 농촌진흥청, 한국천문연구원 등 관계 부처·기관과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의 과학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기념촬영하고 있는 참석자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 농촌진흥청, 한국천문연구원 등 관계 부처·기관과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의 과학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기념촬영하고 있는 참석자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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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는 28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 농촌진흥청, 한국천문연구원 등 관계 부처·기관과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의 과학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젝트는 한국의 역사·문화·자연환경·사회 시스템 등 고유 자산에 인공지능(AI), 바이오, 반도체 등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해 한국이 연구를 주도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로젝트는 올해 2월 정책을 수립해 이달 15일 후보 과제를 도출했다. 올해 말 예산까지 확보해 내년부터 R&D의 전 과정을 국민 공개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인규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이날 협의회에서 "이번 정부 들어서 AI가 가장 큰 화두이지만 우리가 기존에 연구하던 과학기술에서 우리의 과학을 발굴해야 한다"며 "우리의 과학 프로젝트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 추진해야 하는지 의견을 받아서 반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화유산 고정밀 탐지 기술 개발 추진…"과학기술 영역 넓어져야"

이날 협의회에서는 총 21개 제안 과제 중 1차 검토와 전문가 논의를 거쳐 선정된 2027년도 후보 프로젝트들이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중앙박물관이 보유한 약 253만점 유물을 디지털 헤리티지로 전환하는 'K-뮤지엄 기술개발'을 제안했다. 고분 등 문화유산의 고정밀 탐사 기술, AI 기반 수장고 환경 자동제어, 문화유산 의미정보 데이터 구축, 콘텐츠 제작용 AI 에이전트 개발 등이 포함된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통해 단순 디지털 보존을 넘어 AI 기반 문화콘텐츠 창출과 지능형 박물관 서비스 등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한국인의 기원과 이동사를 복원하는 'K-Genome 플랫폼 구축'을 추진한다. 옛사람 뼈에서 확보한 고대 유전체와 현대 한국인의 유전체·질병 정보를 통합 분석해 한국인의 형성과 질병 변화 과정을 과학적으로 복원하는 프로젝트다. 국가유산청은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인의 기원 및 이동, 형성과정과 질병 위험의 장기궤적을 추적하고 유전체, 역사문화자원, 동위원소 등 통합 추론 AI 구축 등을 기대했다.


박인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28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우리의 과학 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병선 기자

박인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28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우리의 과학 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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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문연구원은 삼국사기·조선왕조실록 등에 남아 있는 약 2만5000건의 고천문 기록을 천체물리학적으로 분석하는 '고천문 융합연구'를 추진한다. 고려·조선 시대별 폭발 기록은 이미 국제 학술지 네이처와 주요 천문학 저널에 소개된 바 있다. 연구진은 장주기 변광성, 태양활동 등 현대 천문학 연구와 연결하는 한편, 천상열차분야지도와 세종 시대 자동시계 등 고천문 유산의 디지털 복원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고천문유산 원형기록 및 천문기기를 복원하고 고천문 기록의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기로 했다.


농촌진흥청은 중소규모 농가에 적합한 '중소형 K-스마트팜' 구축 사업을 제안했다. 1450년대 세종 시기 농서인 '산가요록'에 기록된 세계 최초 온실 기술을 현대 스마트팜과 연결해 한국형 농업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대규모 자본 중심의 네덜란드식 스마트팜과 차별화해 국내 농업 구조와 지역 환경에 적합한 중소형 모델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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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는 이번 프로젝트의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박 본부장은 "우리의 과학 프로젝트를 통해 얻어내는 성과가 문화적인 결과물에 집중돼 있다"며 "198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아스피린의 경우 고대 이집트의 의학 문서인 파피루스의 기록에서 비롯됐다. 과학적 산물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찬수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과학기술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영역이 넓어지는 건 지금 시대에서 필요하다"며 "해당 프로젝트 결과물은 한국에서 만들어지지만 글로벌 차원에서 정립할 수 있다면 이 사업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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