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중동전쟁 이후 글로벌 원유재고 현황 점검

국제유가 상승 압력을 방어하고 있는 글로벌 원유재고가 다음 달부터는 가파르게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이로 인한 공급 측 리스크가 현실화되며 세계 경제, 특히 신흥국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28일 '5월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중동전쟁 발발 이후 글로벌 원유재고 현황을 점검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당초 우려했던 것과 달리 국제유가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풍부한 원유재고가 충격을 일부 완충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2022년 러·우전쟁 당시 최고치인 128달러보다 낮고 전쟁 초기 시장에서 예상한 150달러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6월부터 글로벌 원유재고 가파르게 소진…휘발유·항공유 가장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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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 증산 기조 등으로 시장의 공급우위 상황이 지속되면서 전쟁 직전 글로벌 원유재고는 5년 내 최고 수준에 근접했고, 특히 해상원유재고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며 "이런 풍부한 재고는 중동전쟁으로 인해 시장에서 감소한 원유공급을 일부 대체하면서 시장이 호르무즈 봉쇄 영향을 체감하지 못했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이러한 완충효과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은은 내다봤다. 통상 상반기는 여름철 여행 수요 등을 앞두고 재고 비축이 이뤄지는 시기이지만, 올해는 3월 이후 글로벌 원유재고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은은 "5월까지는 전쟁 전 운송을 시작한 물량, 제재가 해제된 러시아산 원유 공급 등이 재고 감소를 낮췄으나 6월부터는 그 효과가 약화되면서 재고소진 속도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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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보다도 재고가 적은 석유제품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특히 중동산 원유 수입 및 정제시설 의존도가 높은 휘발유와 항공유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휘발유와 항공유는 해상재고가 전쟁 직후부터 빠르게 줄어 5월 현재 이미 예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 한은은 "6월 이후에는 원유 입항 물량 감소, 여름철 여행수요 등으로 재고가 더욱 빨리 소진되면서 지역에 따라서는 공급 차질이 크게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특히 이미 에너지 공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흥국의 경우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유가 상승폭이 크게 높아지며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6월부터 글로벌 원유재고 가파르게 소진…휘발유·항공유 가장 타격" 원본보기 아이콘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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