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일부터 자산 10% 시범 적용…내년 전면 도입
자산배분 갈등·성과평가 등 애로 발생 가능성도

[단독]투자자산별 칸막이 없앤다…KIC, 자산 10%에 통합포트폴리오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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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가 자산군 간 칸막이를 없애는 통합포트폴리오(TPA) 전략을 전체 자산 10%에 시범 적용한다. 자산군별 목표수익률, 위험도, 투입 자산을 구분하지 않고 유연하게 적용하면서 수익률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자산별 운용 조직 사이 투자 가용 자산 배분을 두고 경쟁이 벌어지고 성과 측정에 대한 잡음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29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KIC는 오는 7월1일부터 TPA를 시범 도입한다. 대상 자산은 전체 운용자산의 10%다. 지난해 말 기준 KIC의 운용자산은 2320억달러(약 349조원)로 약 35조원 규모 자산이 TPA 방식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이는 행정공제회, 사학연금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LP)의 전체 운용자산과 맞먹는 규모다.

TPA는 기존 전략적 자산배분(SAA)에서 한층 진화한 운용 전략이다. SAA에서는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군별 투자 한도를 나눠 운용하지만, TPA에서는 이런 칸막이가 없다. 오로지 전체 포트폴리오가 목표수익률과 감내 가능한 위험 수준에 부합하는지를 기준으로 투자한다.


예를 들어 포트폴리오를 주식 30%, 채권 30%, 부동산 20%, 대체투자 20%로 정하고 그 안에서 배분하는 것은 SAA다. 이 방식에서는 대체투자팀이 아무리 좋은 인프라 딜이나 사모펀드(PEF) 출자 기회를 발견해도 한도가 찼다면 추가로 투자하기 어렵다. 반대로 목표 비중을 맞춰야 하므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자금을 집행해야 하는 압박이 생길 수 있다.

반면 TPA는 자산군 별로 나누지 않아 보다 유연하게 자금을 집행한다. 부동산이냐 채권이냐를 먼저 따지는 게 아니라, 수익과 위험 및 유동성 관점에서 전체 포트폴리오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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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자산 성격이 복잡해진 현시점에 적합한 방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례로 데이터센터의 경우 부동산 투자처럼 보이지만 전력·통신 인프라 성격도 있고, 인공지능(AI) 성장주와 비슷한 위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PE식 기업가치 상승 전략도 담긴다. 기존 체계에서는 이걸 부동산으로 볼지, 인프라로 볼지에 따라 한도와 평가 기준이 달라진다. 하지만 TPA에서는 이런 투자 건을 '이름표'보다 전체 위험·수익 기여도 중심으로 판단하게 된다.


KIC는 오는 7월부터 시범 도입해 얻은 경험을 토대로 내년에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이 경우 국내 주요 기관출자자 중 처음으로 전면 도입하는 사례가 된다. 국민연금도 TPA 도입을 위해 여러 차례 컨설팅을 진행했고, 현재는 대체투자 분야에 한정해서 TPA를 적용 중이다. 일부 해외 주요 LP들은 일찌감치 도입했다.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각각 2006년, 2013년 TPA를 도입했고 지난 10년간 연평균 수익률 8.6%를 달성했다. TPA를 도입하지 않은 566개 연기금의 같은 기간 연평균 수익률 7.2%보다 준수한 성과를 거뒀다.


다만 기존의 운용 방식과 획기적으로 달라진 만큼 다소간의 잡음도 예상된다. 무엇보다 조직 운영과 성과평가에서 불협화음이 날 수 있다. 각 운용팀은 더 이상 자기 몫으로 배정된 자금을 집행하는 조직이 아니라, 기금 전체의 한정된 유동성과 위험 수준을 두고 경쟁하는 조직이 되기 때문이다. 내부에서는 '내 몫'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저항이 생길 수 있고, 성과 평가도 더 어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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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업계에서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는 대체투자 비중을 채워야 하는 출자 수요가 있었다면, TPA 도입 하에서는 상장주식, 채권, 인프라 등 모든 투자 기회와 비교해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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