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광산에서 찾는 미래]⑦"국가 전략 자원으로 키워야…범부처 컨트롤타워 필요"
폐기물, 자원관점에서 다시 볼 때
정부 통합 컨트롤타워 구축해야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전자·전기폐기물에서 유용한 금속을 회수하는 '도시광산'이 자원 안보의 핵심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이 채굴부터 제련까지 글로벌 광물 공급망을 사실상 장악한 상황에서 단순 재활용을 넘어 전략 산업으로 재정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연규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원장(아태지역연구센터 소장)은 29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국내에서도 이미 순환경제 관련 법제화는 이뤄졌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폐기물을 단순 폐기물로 보는 인식과 규제가 남아 있다"면서 "핵심 광물 시대에는 폐기물을 자원의 관점에서 다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경쟁이 기술 패권을 넘어 핵심 광물 확보 경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이 희토류와 니켈, 리튬 등 전략 광물을 둘러싸고 경쟁하는 가운데 각국이 리사이클링 산업까지 국가 전략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금은 마치 과거 광산 경쟁처럼 폐기물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본 등 주요국은 전자폐기물을 핵심 광물 자원으로 보고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제도적으로 순환경제 체계를 구축했음에도 현장에서는 기존 폐기물 관리 관점의 규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핵심 광물 확보가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 문제로 연결되는 만큼 이에 맞는 규제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재활용 산업의 경제성을 높이려면 전처리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상당량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중국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많이 들어와 있다"며 "상당 부분의 전자폐기물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호주 등을 거점으로 탈중국 공급망을 빠르게 구축하는 움직임에 발맞춰, 우리도 자원 외교와 더불어 재활용을 통한 공급망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성중 세종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 폐배터리위원회 부회장)는 "광산 채굴 비용이나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시기에는 리사이클링으로 추출된 원료의 경제성이 더욱 빛을 발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리튬 1g을 얻기 위해 자연 광산에서 광부들이 채굴한 뒤 여러 나라를 거치면서 제련하는 과정보다는 더이상 사용하지 않아 버려진 폐배터리로부터 리튬 1g을 추출하는 것이 경제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이라는 설명이다.
권 교수는 도시광산은 자원 독립으로 이어져 안보 강화 차원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특정 국가에 편중된 광물은 지정학적 위기를 동반하게 되는데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광물은 이러한 위험 요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는 "전 세계 코발트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콩고민주공화국은 내전 등 분쟁 광물 이슈가 끊이지 않고,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시장은 중국이 압도적으로 장악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폐기물을 리사이클링해 자원을 추출하는 도시광산은 지정학적 문제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강화하고 있는 글로벌 규제도 도시광산을 정부 차원에서 키워야 하는 이유다. EU(유럽연합)는 2031년부터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때 코발트 16%, 리튬 6%, 니켈 6% 등 재활용 원료 사용을 의무화하도록 규정을 정비했다. 2036년에는 비율을 더 높일 방침이다. 도시광산은 기업들의 선택이 아니라 이제는 의무적으로 생태계에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권 교수는 "과거엔 폐기물에서 나온 원소로 만든 배터리라고 하면 품질 관점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기업들이 많았지만, 규제가 생겨나면서부터는 기업들의 전략도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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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교수는 도시광산을 키우기 위해서는 부처 간 통합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예를 들어 폐배터리를 만드는 업무는 산업통상부이고 재활용 산업은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맡고 있고 또 전기차 충전은 국토교통부가 관할하고 있는데 이를 정부 차원에서 모아 한목소리를 낼 조직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기차 폐차 시 배터리의 소유권 문제에 대해서도 생산자, 소비자, 배터리 제조사 중 누구에게 있는지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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