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236ppm 아래서 급격 팽창"…남극 빙상 '임계 반응' 규명
"미래 해수면 상승 예측 정확도 높일 단서"…네이처 지오사이언스 게재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진이 지난 300만년간의 지구 기후를 재현한 초장기 시뮬레이션을 통해 남극 빙상이 특정 이산화탄소(CO₂) 농도 이하에서 갑자기 급격히 성장하는 '임계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미래 해수면 상승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악셀 팀머만 IBS 기후물리 연구단 단장(부산대학교 석학교수) 연구팀은 약 100만년 전 중기 플라이스토세 전환기(MPT)를 전후로 남극 빙상이 이산화탄소 변화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300만 년 동안의 남극 빙상 변화와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의 관계. 오른쪽 위 그래프는 기후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한 남극 빙상 부피 변화를 나타낸다. 오른쪽 아래 그래프는 CO₂ 농도와 남극 빙상 부피 사이의 비선형 관계를 보여주며, 약 100만 년 전 이후(파란색)에는 CO₂ 농도가 특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때 빙상이 급격히 팽창하는 임계 반응이 나타났음을 보여준다. 왼쪽 지도는 높은 CO₂ 상태, 전이 상태, 낮은 CO₂ 상태에서 남극 빙상 고도 변화를 비교한 결과다. 연구팀 제공

지난 300만 년 동안의 남극 빙상 변화와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의 관계. 오른쪽 위 그래프는 기후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한 남극 빙상 부피 변화를 나타낸다. 오른쪽 아래 그래프는 CO₂ 농도와 남극 빙상 부피 사이의 비선형 관계를 보여주며, 약 100만 년 전 이후(파란색)에는 CO₂ 농도가 특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때 빙상이 급격히 팽창하는 임계 반응이 나타났음을 보여준다. 왼쪽 지도는 높은 CO₂ 상태, 전이 상태, 낮은 CO₂ 상태에서 남극 빙상 고도 변화를 비교한 결과다. 연구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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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약 236ppm 이하로 떨어질 경우 남극 빙상이 급격히 팽창하는 비선형적 임계 반응이 나타난다는 점을 규명했다.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420ppm 수준으로, 산업화 이전(약 285ppm)보다 크게 높다.

중기 플라이스토세 전환기는 약 100만년 전 빙하기 주기가 더 길고 강해지기 시작한 시기다. 하지만 당시 남극 빙상이 어떤 방식으로 변화했는지는 장기간 기후 데이터 부족 등으로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236ppm 아래서 급격 성장"…남극 빙상 민감도 변화


연구진은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의 지구시스템모델(CESM)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빙상-빙붕 모델(PSUIM)을 결합해 지난 300만년 동안 남극 빙상이 어떻게 성장·붕괴했는지를 시뮬레이션했다.

분석 결과 초기 플라이스토세 시기의 남극 빙상은 바다 위에 떠 있는 빙붕의 확장과 축소에 따라 주로 변동했다. 그러나 약 100만년 전 이후에는 이산화탄소 감소로 인한 해양 냉각과 해수면 하강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빙상 구조 자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기후 변화와 해수면 변화에 따른 남극 로스해 빙붕의 반응 모식도. 왼쪽은 기후 냉각에 따른 빙붕 변화, 가운데는 해수면 하강에 따른 변화, 오른쪽은 두 요인이 동시에 작용할 때의 결과를 나타낸다. 해수면 하강과 해양 냉각이 함께 발생하면 빙붕이 해저에 더 쉽게 고정되면서 남극 빙상이 더욱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연구팀 제공

기후 변화와 해수면 변화에 따른 남극 로스해 빙붕의 반응 모식도. 왼쪽은 기후 냉각에 따른 빙붕 변화, 가운데는 해수면 하강에 따른 변화, 오른쪽은 두 요인이 동시에 작용할 때의 결과를 나타낸다. 해수면 하강과 해양 냉각이 함께 발생하면 빙붕이 해저에 더 쉽게 고정되면서 남극 빙상이 더욱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연구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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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떠 있던 빙붕 일부가 해저에 닿아 고정되면서 빙하가 바다로 빠져나가는 흐름이 억제됐고, 남극 빙상은 이전보다 훨씬 안정적이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상태로 전환됐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약 236ppm 이하로 떨어질 경우 남극 빙상이 갑자기 빠르게 팽창하는 임계 반응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단순한 기온 변화뿐 아니라 해수면 하강과 지반 융기까지 함께 작용하면서 빙상 성장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점도 밝혀냈다.


"기후는 점진적 변화만 하지 않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기후 시스템이 단순히 서서히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임계점을 넘을 경우 급격하게 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악셀 팀머만 IBS 기후물리 연구단장(왼쪽)과 윤경숙 IBS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위원(제1저자). IBS 제공

악셀 팀머만 IBS 기후물리 연구단장(왼쪽)과 윤경숙 IBS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위원(제1저자). 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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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숙 제1저자는 "약 100만년 전 이후 남극 빙상은 이산화탄소와 기온 변화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며 "기후 시스템이 특정 임계점을 넘으면 갑작스럽고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악셀 팀머만 단장은 "남극 빙상이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에 더 민감했다는 점을 보여준 연구"라며 "미래 해수면 상승을 보다 정확히 예측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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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 결과는 2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게재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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