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이 플랫폼 속으로…'임베디드 보험' 뜬다
여행·커머스·모빌리티와 결합하는 보험
사고 보상 넘어 '예방형 보험'으로 진화
개인정보·불완전판매 우려도
보험이 자동차·전자상거래·여행·배달 플랫폼 등 일상 소비 흐름 안으로 스며들고 있다. 소비자가 별도로 보험상품을 찾지 않아도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자동으로 보험이 함께 제공되는 '임베디드 보험'이 확산하면서 보험산업의 유통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반 플랫폼이 보험 판매의 핵심 채널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향후 임베디드 보험이 단순 보상을 넘어 위험 예방 기능까지 결합한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글로벌 인슈어테크 기업 볼트테크는 최근 중국 전기차 업체 BYD와 유럽 주요 시장을 대상으로 임베디드 보험 협력에 나섰다. 볼트테크는 AI 기반 임베디드 보험 플랫폼을 활용해 BYD 차량 구매 과정에서 전기차 전용 자동차보험을 제안할 계획이다. 보험 가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딜러십에서 모두 가능하며 차량 데이터와 운행 리스크 분석을 기반으로 맞춤형 보험료 산정을 지원한다.
앞서 볼트테크는 국내 디지털 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과도 디지털 보험 유통 플랫폼을 고도화하기 위해 협업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비대면 보험 판매와 미니보험·생활밀착형 보험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을 강화해 온 보험사다.
인슈어테크 기업이 임베디드 보험 및 디지털 제휴 채널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업계에서는 보험이 일상 금융 생활의 일부로 스며드는 현상이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가 항공권을 결제할 때 여행자보험을 함께 가입하거나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고가 전자제품 구매 시 파손보험을 자동 추가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차량 공유·배달 플랫폼에서도 이용 시간에 맞춰 단기 보험을 실시간 적용하는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보험 유통의 플랫폼화'로 해석한다. 과거 보험사가 상품 개발부터 판매·고객 접점까지 직접 통제했다면 앞으로는 플랫폼 기업이 고객 접점을 넓히고 보험사는 리스크 관리와 보험 제조 기능을 전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봉재 삼일PwC 파트너는 "디지털 채널의 확산과 임베디드 보험의 확대는 보험산업의 전통적 판매채널 우위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베디드 보험이 향후 '예방형 보험'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보험이 단순히 사고 이후 보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과 연결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위험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차량 구매 과정에서 임베디드 보험에 가입한 고객에게 차량 이상 징후나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안내하거나 운전 습관 데이터를 바탕으로 안전운전 가이드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웨어러블 기기와 앱을 활용해 건강 이상 신호를 조기에 안내하고 생활습관 개선 서비스를 연계하는 사례가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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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임베디드 보험 확산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보험상품 설명 의무와 불완전판매 문제, 개인정보 활용, 알고리즘 기반 보험료 산정의 공정성 논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플랫폼 안에서 보험 가입이 지나치게 간소화될 경우 소비자가 보장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가입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령화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임베디드 보험 시장은 AI 기술 발전과 빅테크 플랫폼의 고객 경험 개선에 힘입어 지속해서 성장할 것"이라며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설명의무 위반이나 개인정보 침해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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