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현 디캠프 투자실장 인터뷰
"스타트업 성장지원 플랫폼…운용규모 1조 이상"
"단계별 지원 체계 고도화할 것"

"'AI(인공지능)'만 한다고 하면 오히려 선뜻 손이 안 갑니다. 결국 중요한 건 특정 산업 문제를 실제로 풀 수 있느냐겠죠."


김효현 디캠프 투자실장은 최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나 "요즘은 AI를 떼어놓고 사업하는 팀은 거의 없지만, 그것만으로는 차별화가 쉽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벤처투자 시장이 AI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디캠프는 오히려 산업 적용성과 기술 장벽이 높은 우주항공·반도체·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효현 디캠프 투자실장이 18일 서울 마포구 디캠프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5.18 김현민 기자

김효현 디캠프 투자실장이 18일 서울 마포구 디캠프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5.18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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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캠프는 19개 금융기관의 기부금으로 설립된 재단법인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스타트업 성장 지원 플랫폼이다. 분기별로 유망 스타트업을 선발해 1년간 집중 육성하는 스케일업 프로그램 '배치'를 운영하고 있다. 직접투자와 펀드, 모펀드를 합친 총 운용 규모는 1조원을 넘는다. 초기기업 중심 투자 비중이 높았음에도 직접투자 기준 내부수익률(IRR)이 약 10%를 웃돌고 있으며, 평가이익배수는 2배 이상을 기록 중이다. 펀드 출자 성과 역시 IRR 10% 안팎 수준이다.

2009년 한국벤처투자 인턴으로 업계에 발을 들인 김 실장은 이후 민간 VC 2곳에서 리스크 관리와 펀드 관리 업무를 맡으며 경력을 쌓았다. 그는 "당시만 해도 스타트업 생태계가 지금처럼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며 "기업 성장 과정에서 새롭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야라는 생각으로 업계에 들어왔다"고 회상했다. 이후 2019년 디캠프에 합류해 펀드 출자를 중심으로 일했고, 2023년부터 투자실장을 맡고 있다.

투자유치 어려운 프리A 단계 집중 지원

디캠프는 최근 창업 초기 시드 단계뿐 아니라 프리A 단계까지 투자 범위를 넓히고 있다. 아이디어 단계보다 실제 제품과 고객 검증(PMF), 기업 간 거래(PoC)가 필요한 구간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실장은 "시드 단계는 액셀러레이터(AC)와 VC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시리즈A 이상으로 살아남은 기업은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수월하다"며 "오히려 제품은 나왔지만, PMF 검증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프리A 단계가 가장 어려운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캠프 배치 프로그램도 이 단계의 마일스톤 검증과 PoC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디캠프의 차별점으로는 단순 투자에 그치지 않는 성장 지원 구조를 꼽았다. 직접투자뿐 아니라 출자 펀드 네트워크를 활용해 후속 투자와 글로벌 진출까지 연결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단기 회수를 목표로 하는 FI(재무적투자자) 관점보다는 창업 이후 성장 전 주기를 함께 가는 투자자에 가깝다"며 "글로벌 진출, 공간 지원, 멘토링 같은 비금융 자원까지 함께 제공하는 게 일반 VC와의 차이"라고 말했다.


실제 디캠프는 미국 현지 배치 프로그램 운영사에 출자해 한국 스타트업 참여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출자 운용사(GP)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대기업과의 PoC도 지원 중이다. 김 실장은 "출자한 운용사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까지 연결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VC 협력해 우주항공 스타트업 적극 발굴"

최근 디캠프가 가장 관심 있게 보는 분야는 우주항공이다. 우주항공 특화 운용사들과 협력해 관련 스타트업 발굴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스페이스린텍과 코스모비를 꼽았다.


스페이스린텍은 우주 공간의 미세중력 환경을 활용해 단백질 결정을 만드는 기업이다. 우주에서는 중력이 거의 없어 단백질 구조를 더 균일하게 만들 수 있는데, 이를 활용해 신약 효능을 높이는 방식이다. 김 실장은 "어떻게 보면 제약이고, 어떻게 보면 우주항공인 팀"이라며 "가장 흥미롭게 보고 있는 기업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김효현 디캠프 투자실장이 18일 서울 마포구 디캠프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5.18 김현민 기자

김효현 디캠프 투자실장이 18일 서울 마포구 디캠프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5.18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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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연구실 기반 창업팀 코스모비는 소형 위성의 군집 운항에 필요한 미세 추력기를 개발 중이다. 위성 간 간격을 정밀하게 조정하는 기술이다. 김 실장은 "최근 소형 위성을 많이 쏘아 올리면서 군집 운항 기술 수요도 커지고 있다"며 "우주항공 분야에서 재미있는 팀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회수 사례로는 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 이노스페이스 close 증권정보 462350 KOSDAQ 현재가 14,800 전일대비 550 등락률 -3.58% 거래량 241,215 전일가 15,350 2026.05.29 13:14 기준 관련기사 [특징주]이노스페이스, 825억원 규모 유증 결정에 15%대 약세 발사 실패 딛고 반등한 이노스페이스…'실패도 자산'이 된 우주산업 2025년 글로벌 로켓발사 324회…"우주로켓 시장 급성장" 와 AI 기반 법안 분석 기업 피스컬노트를 언급했다. 이노스페이스는 상장 이후 매각했고, 피스컬노트는 뉴욕증시 상장사와의 합병을 통해 회수했다. 두 회사 모두 기업가치 100억원 안팎이던 초기 단계에 투자했다.

"유동성 늘고 있지만…밸류 과열은 우려"

최근 벤처투자 시장 분위기에 대해선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드러냈다. 그는 "국민성장펀드 등으로 창업 생태계에 자금이 풀리고 있다"면서도 "투자자로서는 스타트업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스타트업 몸값 상승이 해외 진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실장은 "미 현지 배치 프로그램들이 원하는 밸류 구간이 있는데 한국 스타트업이 그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오히려 한국 시장 밸류가 더 높아진 것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스타트업들이 해외 투자 시장에서는 가격 부담 때문에 후속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정부 자금이 AI·반도체·딥테크 같은 특정 분야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며 "자금이 많아질수록 다음 침체기를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가진 기업을 더 냉정하게 가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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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그간 디캠프가 펀드 규모와 투자 건수를 늘리는 외형적 확장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스타트업 성장 단계에 맞춘 사후관리 체계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프리A까지 투자 범위가 넓어진 만큼 단계별 성장 지원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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