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인터뷰③

"시장 냉각도 자연스러운 사이클 일부"
"명확한 타깃 제품 TPP 설정이 필수"

국내 바이오 투자 시장이 자금 경색으로 극심한 한파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철저한 임상 차별화 전략과 경영진의 책임 있는 사업 추진만이 바이오텍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다. 그는 "기업의 성패가 단기적인 주가 부양이나 맹목적인 상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파이프라인의 본질적인 질적 가치 제고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지난 달 26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지난 달 26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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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최근 바이오 벤처 투자 축소 현상이 거시적인 자본 시장의 사이클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제가 파멥신을 창업했던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에도 바이오 시장이 침체기를 겪었지만, 2010년대 중반 이후 다시 호황을 맞이했다"며 "투자가 메마른 현재의 냉각기 역시 자연스러운 사이클의 일부이며, 이 시기를 묵묵히 견디며 준비된 기업만이 훗날 시장의 재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금 부족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과거 투자 호황기에 확보했던 자본을 성장을 위해 제대로 활용했는지 기업 스스로 되돌아보아야 한다는 의미다.


생존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이 대표는 임상 단계에서의 명확한 타깃 제품 프로파일(TPP) 설정과 철저한 차별화를 꼽았다. 그는 "'전 세계에서 우리만 개발하고 있다'는 식의 막연한 주장은 통하지 않으며, 기존에 존재하는 약물 대비 효능이 뛰어나거나 독성 프로파일이 안전하다는 점을 비임상과 임상 데이터로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약 개발 초기부터 세포 단위의 효능, 동물 모델에서의 약동학(PK), 최대 무독성 용량 등을 분석하는 타깃 후보물질 프로파일(TCP)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임상에서의 시장 진입 전략인 TPP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Bio Story]③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단기 주가부양? 본질가치 제고가 답" 원본보기 아이콘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 중인 위암 치료 이중항체 'ABL111'은 이러한 치밀한 전략의 결과물이다. 이 대표는 "현재 경쟁사들이 항체약물접합체(ADC)를 활용해 2차 치료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ADC는 독성이 강해 1차 치료제로 쓰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우리는 ABL111을 표준 면역항암제 및 화학항암제와 병용 투여해 1차 치료제 시장을 직접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BL111은 기억 T세포를 활성화해 기존 치료제보다 반응 지속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면서도 독성은 낮춰 임상적 가치를 차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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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복합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조직을 이끄는 것은 전적으로 대표이사의 몫이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상장 이후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자체 파이프라인과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기회가 주어지는데, 이를 성장을 위한 포트폴리오로 전환하지 못하면 회사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텍의 성패는 100% 대표이사의 역량과 책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단기 주가에 연연해 불순한 의도로 외부 이슈를 활용하려 들면 결국 실패로 돌아가며, 오직 객관적인 임상 레코드를 축적하고 필요할 때 과감하게 피벗(사업 방향 전환)을 단행하는 뚝심만이 시장의 신뢰를 얻는 길"이라고 단언했다.

[Bio Story]③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단기 주가부양? 본질가치 제고가 답" 원본보기 아이콘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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