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 안 하면 제조업 생존 어렵다"…김정관, 하반기 M.AX 속도전 선언
"AI는 사람 대체 아닌 제조 경쟁력 유지"…재교육·전환교육 강조
"국제유가 90달러 수준 안정되면 최고가격제 종료 검토"
"삼성은 독이 될지 약이 될지 기로"
"수출 9000억달러 가능성…반도체 외 수출도 두 자릿수 증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제조업 AI 전환(M.AX)과 지역 전략을 앞세워 하반기 산업 정책의 대대적인 방향 전환을 예고했다. 미국발 관세 압박과 중동 전쟁발 공급망 위기 속에서도 제조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돌파구로 '제조 AI 대전환'을 택한 것이다. 김 장관은 기존의 '산업정책' 대신 '산업책략'이라는 표현까지 꺼내며 산업·통상·자원을 하나의 전략 체계로 묶겠다는 구상도 드러냈다.
김 장관은 27일 세종시 어진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권 출범 당시에는 대미 관세 문제가 있었고 지금은 중동 위기까지 겹쳐 있다"며 "이런 복합 위기 속에서 제조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돌파구로 M.AX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도 결국 리더의 문제의식과 방향성에 따라 움직인다"며 "제조업 AI 전환 역시 정부와 산업계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장관은 "이제는 산업정책이라는 말보다 산업책략이라는 표현이 더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통상·자원 관련 이슈를 단순한 산업정책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느낌"이라며 "산업 조직과 자원 조직, 통상 조직이 더 엮여야 하고 우리 자원이 어떻게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도 28일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 산업·통상·자원 분야 주요성과'를 공개하며 제조 AI 전환과 지역 성장 전략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산업부는 "지난 1년은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과 중동발 에너지·자원 수급 위기, AI 중심 산업 패권 경쟁이 동시에 벌어진 복합위기 시기였다"며 "위기는 철저히 관리하고 성장 기회는 과감히 선점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9월 출범한 'M.AX 얼라이언스'에는 현재 1500여개 기업·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반도체·조선 등 12대 업종 제조공정에 AI를 접목한 AI팩토리를 올해 말까지 200개 이상 보급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이를 통해 생산성이 30% 이상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장관은 제조업 AI 전환 확산 전략으로 이른바 '점·선·면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빵 제조과정에 AI를 도입한 성심당 같은 개별 성공 사례가 점이라면 이런 점들이 선이 되고 면으로 확산돼야 한다"며 "빵집뿐 아니라 막걸리 양조장과 족발집 등 다양한 현장에서 AI팩토리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막걸리 발효 과정에 AI 센서를 붙이면 사람이 24시간 지켜보지 않아도 된다"며 "사람이 힘든 일을 도와주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AI를 도입하고 시장이 형성돼야 진짜 확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제조업 AI 전환 속도와 관련해 "솔직히 마음속으로는 아직 느리다"고 평가하면서도 "물밑에서는 굉장히 빠르게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 관련 이슈가 가닥을 잡는 순간부터 속도가 급격히 붙을 것"이라며 "기업들 사이에서도 이제는 AI 전환을 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또 "인터넷 기술을 한국이 만든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 시대 최대 수혜국 중 하나가 한국이었다"며 "AI 시대에도 제조 분야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중국 정도만 제조업 기반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만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AI 산업 생태계의 과제로는 '비즈니스 모델·인재·자금'을 꼽았다. 김 장관은 "AI 기술 자체는 빠르게 평준화되고 있다"며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기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건 사람"이라며 "인건비가 비싸고 이직이 많아 인재 확보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AI 도입 과정에서 일자리 감소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서는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용접공 평균 연령이 이미 60세 안팎인데 다음 세대가 기술을 이어받지 않고 있다"며 "미국 조선업이 쇠퇴한 것도 기술 전승 실패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사람이 직접 위험 작업을 하기보다 로봇을 관리하는 '로봇 매니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재교육과 전환 교육 시스템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김 장관은 "삼성이 지금 독이 될지 약이 될지 기로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며 "노사와 이사회, 구성원들이 이번 상황을 글로벌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는 디딤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석유 최고가격제와 관련해서는 "전쟁이 종료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되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수준으로 안정되면 종료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 수출과 관련해서는 "여러 나라와 접촉 중이지만 정부 간 협상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와 관련해서는 "한국은 실체가 있는 장보고급 잠수함을 갖고 있지만 독일은 아직 설계 단계"라며 "가격과 성능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차 수소차와 한화 방산 차량 등 산업협력 패키지도 제안했다"며 "캐나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한국 지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캐나다가 NATO 회원국인 만큼 유럽과의 전통적 관계를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며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한국과 독일이 6척씩 나누는 방식도 거론된다고 들었다"며 "이순신 장군의 12척처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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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전망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 장관은 "조심스럽지만 올해 수출 9000억달러 돌파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반도체뿐 아니라 다른 산업 수출도 14~15% 수준 증가하고 있고 중소기업 수출도 10%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인도, 소비재 시장 등을 중심으로 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하반기 수출 흐름을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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