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EU·한국 혁신생태계 비교 논의
"정부 주도 넘어 네트워크·포용 중심 전환 필요"

인공지능(AI) 시대 국가 혁신 경쟁력은 개별 기술 확보보다 혁신생태계 전체를 어떻게 재설계하느냐에 달렸다는 진단이 나왔다. AI와 인구구조 변화, 공급망 재편,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겹치면서 기존 정부 주도형 혁신 모델의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28일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삼성관에서 '2026 STEPI 글로벌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포스터. STEP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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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에 응답하는 혁신: AI 시대의 혁신 생태계와 R&D'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영국·이탈리아·일본·대만·한국 등 5개국 석학들이 참석해 케임브리지와 유럽연합(EU), 한국의 혁신생태계 진화 경험과 AI 시대 혁신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윤지웅 STEPI 원장은 개회사에서 "AI는 과학지식 생산과 연구개발(R&D) 관리, 가치 창출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며 "더 이상 하나의 신기술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아니라 혁신생태계 전체를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가 본질적인 질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STEPI는 AI 시대 R&D 정책 연구와 데이터 기반 정책역량 강화, 지속 가능한 국제협력 체계 구축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첫 발제에 나선 팀 민셜(Tim Minshall)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는 케임브리지 혁신 클러스터의 성장 과정을 소개하며 "혁신은 단일 정책이 아니라 대학·연구기관, 인재, 투자, 인프라, 커뮤니티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케임브리지 생태계를 "위험한 일을 안전하게 시도할 수 있는 공간"으로 규정하며, 네트워크 기반 협력 문화와 빠른 창업 환경이 혁신의 핵심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알베르토 디 미닌(Alberto Di Minin) 이탈리아 피사 산탄나 고등연구원 학장은 EU 혁신정책 사례를 소개하며 "우수한 과학 성과를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EU가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모델을 도입해 정부·산업·학계·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쿼드러플 헬릭스(Quadruple Helix)'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유럽혁신위원회(EIC) 등이 연구 상용화 과정의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 극복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이어진 발표에서 한국 혁신생태계가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 기업, 벤처캐피털, 지역 클러스터의 확장을 통해 성장해 왔다고 평가하면서도, 국가경쟁력 하락과 잠재성장률 둔화, 이공계 인력 감소 등을 구조적 위기로 지목했다.


그는 "정적 혁신시스템에서 동적 혁신생태계로, 정부 주도 방식에서 네트워크 기반 조정 체계로, 성장 중심에서 포용과 회복력 중심 혁신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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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일본 쓰쿠바와 대덕연구개발특구, 케임브리지 사례 비교를 통해 정부 주도형 혁신 모델의 한계와 시민·기업가 중심 생태계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 AI 주권 확보 전략과 공공가치 기반 거버넌스 역량 강화, 대학·출연연 중심의 AI 기반 혁신생태계 재설계 필요성 등이 주요 화두로 논의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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