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스위스 누르고 역외 자산 허브 1위
자산 규모 4425조원…60% 중국 유입
"부유층, 자산 관활권 분산 흐름 커져"

자산 피난처의 대명사로 군림해 온 스위스가 처음으로 홍콩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의 거래소 광장 밖의 황소 동상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홍콩의 거래소 광장 밖의 황소 동상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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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는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홍콩이 세계 최대 역외(크로스보더) 자산관리 허브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발간한 '2026 글로벌 자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 자산운용업계가 유치한 역외 자산은 2조 9500억달러(약 4425조원)로, 스위스의 2조 9400억달러(약 4410조원)를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홍콩이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1년 새 역외 자산 규모가 10.7% 늘며 스위스의 증가율 7.6%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홍콩의 약진 배경으로는 현지 주식시장의 회복으로 본토 기업의 역외 자금 조달이 활발해진 점, 전기차 등 첨단 산업에서 중국 제조업이 지배력을 유지하는 점이 꼽힌다. 홍콩에 묶인 역외 자산의 약 60%는 중국 본토에서 유입됐다. BCG는 "아시아의 부 축적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오는 2030년에는 홍콩과 스위스의 격차가 6000억달러(약 900조원)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외 자산관리 허브 순위에서 3∼5위에는 싱가포르·미국·영국(왕실령 채널 제도와 맨섬 포함)이 이름을 올렸다. 3위인 싱가포르는 당초 홍콩과 함께 아시아권 자본 유입의 양대 수혜지로 꼽혔지만, 대형 자금세탁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규제 부담이 커지고 외국인 자산가에 대한 심사 문턱이 높아지면서 성장세가 다소 둔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UBS 은행 입구. 로이터연합뉴스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UBS 은행 입구.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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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변화는 글로벌 자산 흐름 자체의 지각변동과도 맞물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BCG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민간 부의 총 규모는 333조달러(약 46경 9500조원)에 달해 지난 2021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늘었다. 관세 충격과 거시경제 불안 속에서도 부유층 자산이 꾸준히 팽창한 결과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자산관리사 '베이스라인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펠먼 로우랜드는 "이건 완전히 새로운 현상이다.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과거 부유층이 자산을 해외로 옮긴 주된 이유가 절세나 기업구조였다면, 팬데믹 이후로는 관할권 다변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정학적 긴장과 제재·정치 리스크에 대비해 부유층이 자산을 여러 국가에 분산한다는 의미인데, 이런 분산 흐름은 결과적으로 글로벌 상위 부킹센터들의 지배력을 더 키웠다. 부킹센터란 은행이 국제 고객의 해외 자산을 관리·보관하는 금융 허브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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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고서를 낸 BCG의 마이클 칼리치 매니징 디렉터는 "결국 중요한 건 고객과의 근접성"이라며 "글로벌 자산 허브가 아시아(홍콩·싱가포르)와 서구(스위스·영국·미국) 권역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스위스계 대형 은행들이 본진을 넘어 아시아 거점으로 빠르게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며 "UBS는 싱가포르와 홍콩 양쪽 자산관리 시장에서 모두 1위"라고 덧붙였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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