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이후 최소 10명 자살"…ICE 구금시설서 무슨 일이
AP 분석…지난해 1월 이후 ICE 구금시설서
최소 10명 사망, 7명은 폭력범죄 기록 없어
당국 관리 도마…"구금자 보호 절차 지켜"
지난해 1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민자가 최소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는 26일(현지시간) AP통신을 인용해 "ICE 구금자 자살 사망이 2003년 기관 출범 이후 유례없는 속도로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이 ICE 자료와 부검 보고서, 검시관 판정문, 경찰 기록 등을 자체 분석한 결과, 회계연도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자살로 사망한 구금자는 7명에 달했다.
이는 단일 회계연도 기록으로는 ICE 역대 최다 수치다. 그동안 ICE에서 매년 자살로 집계된 사망자는 통상 1명 또는 0명에 그쳤다. 통신은 "트럼프 2기 들어 구금 인구가 6만명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자살 증가 속도가 구금 인구 증가율을 크게 웃돈다"고 지적했다.
자살 사망자 10명은 모두 남성으로, 평균 연령은 32세였다. 이 가운데 9명은 4개국 출신 히스패닉계 남성이었고, 나머지 1명은 중국 국적자였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구금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고, 며칠 만에 숨진 경우도 있었다. 사망자 중 7명은 미국 내 폭력 범죄 기록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4월 미주리주 펠프스 카운티 구치소에서 숨진 콜롬비아 출신 브라얀 라요 가르손(27)은 페인트공이자 음식 배달원으로 일하던 청년이었다. 지난 2023년 가족과 함께 국경을 넘어 미국에 들어와 세인트루이스에 정착한 그는 2024년 법원의 추방 명령을 받은 뒤 체류 자격을 다투기 위해 변호사 비용을 모으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3월 친구에게서 받은 도난 신용카드를 전자담배 판매점에서 사용하다 경찰에 체포됐고, ICE는 그를 "공공안전 위험도가 낮은" 인물로 분류했다.
가족에 따르면 라요는 구금 후 정신과 진료를 요청했으나, 진료는 미뤄졌다. 두통으로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격리실로 다시 이송된 후에는 매일 밤 어머니와 통화하던 일상마저 차단됐다. 격리 4일째에 그는 손글씨 쪽지 두 장을 문틈으로 내밀며 어머니와의 통화를 간청했다. 그는 쪽지에 "당신에게도 가족이 있고, 그들이 당신을 걱정한다는 걸 알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교도관이 쪽지를 수거한 지 1시간도 안 돼 감방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중국 국적자 제차오펑(32)의 사례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8월 펜실베이니아주 모샤논밸리 수용시설로 이송된 지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변호인은 "그가 구금된 5일 동안 정신건강 치료를 한 차례도 받지 못했고, 시설 내 중국어를 구사하는 직원이 없어 의사소통조차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제차오펑의 가족은 사인 규명을 요구하며 미국 국토안보부(DHS)를 상대로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구금시설 자살 급증이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 추방 기조에 휘말린 수만 명의 이민자를 당국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과거 ICE 수감자 사망 예방 자문 역할을 맡았던 호머 벤터스 박사는 "끔찍한 일"이라며 "초기 심사에서 위험 징후가 포착돼도 사망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는 취해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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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런 비스 DHS 차관보 대행은 AP에 "ICE 구금 중 자살 사망은 극히 드문 일"이라며 "구금시설 직원들은 자해 징후를 보이는 구금자를 보호하기 위한 절차를 따르고 있고, 연 1회 자살 예방 교육이 의무화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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