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만 인력 200명 안팎 증가 전망
불공정 거래 척결 기조·청와대 신임 속 조직·영향력 확대
권한 강화 둘러싼 논란도…금융위와 긴장감 고조

금융감독원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청와대의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척결 기조와 금융시장 감독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조직 규모와 권한이 동시에 커지는 모습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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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이 올해 상반기 두 차례 경력직 채용과 하반기 신입 공채를 마무리하면 전체 인력은 2600명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금감원은 올해 들어 경력직 40명 채용을 완료했고, 현재 추가로 60명 선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3월 말 기준 금감원 인력은 2441명으로 예정된 채용 절차가 끝나면 2540명 수준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하반기 신입 공채까지 지난해(70명) 규모로 진행되면 전체 인력은 2600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인력 증가 속도는 이례적이다. 금감원 인력은 2021년 2184명, 2023년 2308명, 2025년 2392명으로 꾸준히 늘어 왔지만 올해는 한 해에만 200명 이상 증가가 예상된다.

이 같은 조직 확대의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자본시장 질서 확립 의지가 자리하고 있다. 정부가 주가 조작과 불공정 거래 엄단 방침을 내세우면서 금감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과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의 인력 보강이 동시에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 조직 규모 역시 커지는 흐름이다.


금감원의 권한도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올해 금감원 자본시장 특사경에 부여된 인지수사권이 대표적이다. 금감원은 이제 검찰 지휘 없이도 수사심의위원회 의결만으로 자체 수사에 착수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자본시장 강제조사권까지 금감원에 부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그동안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고발과 검찰 지휘를 거치거나(인지수사권), 금융위 공무원에게만 부여됐던(강제조사권) 권한이 점차 금감원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李 정부서 '실세 원장' 업은 금감원…2600명 넘보는 '파워 감독기구' 원본보기 아이콘

이 과정에서 이찬진 금감원장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이 원장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청와대와 긴밀히 소통하며 조직 확대와 권한 강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금감원 권한 확대를 둘러싼 시각은 엇갈린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조직과 권한은 커지고 있지만 감독·검사 업무가 이미 한계 수준에 도달했다는 불만이 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디지털, 가상자산, 불공정 거래 조사 등 업무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 인력과 권한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감독규정 개정과 자본시장 강제조사권은 원래 금감원 권한이었지만 금융위가 가져간 것"이라며 "업무는 늘어나는데 권한과 처우는 뒤처지고, 주식 거래 제한·재산 공개·취업 제한 등 공무원 수준의 규제까지 받다 보니 인력 이탈도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금감원 비대화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법적으로 금감원은 금융위의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특수 목적 민간 기구다. 이 같은 조직에 사실상 준사법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왼쪽)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월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6.2.5 김현민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왼쪽)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월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6.2.5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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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와 금감원 사이의 불편한 기류 또한 감지된다. 법적으로 금감원은 금융위의 지휘를 받는 구조지만 주요 현안을 놓고 양측의 시각차가 드러나고 있다. 자본시장 특사경 인지수사권 부여를 비롯해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편안,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과징금 문제 등을 두고도 입장차가 노출됐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이 충분한 협의 없이 청와대 방침을 앞세워 정책 방향을 주도하려는 경우가 있다"며 "민간 기구인 금감원의 권한이 책임과 견제 장치 없이 과도하게 비대해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내부적으로 불만이 상당하지만 '로키'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3월 금감원 쇄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검사·제재·인허가 관련 쇄신안을 준비했지만 발표 시점은 당초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미뤄졌다. 주요 현안 대응에 밀린 측면도 있지만 '실세' 금감원장 체제 아래 사실상 동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 조직과 기능 확대 흐름이 이어질수록 금융위와의 갈등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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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권 관계자는 "두 기관의 갈등은 늘 있었지만 최근에는 정권과 가까운 실세 원장이 연이어 등장하고 금감원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면서 긴장감이 한층 높아졌다"며 "결국 현행 감독 체계를 둘러싼 개편 논의가 지속적으로 재점화될 것"이라고 봤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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