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비가입자 구분에 활용" vs SPC "단순 수치로 활용 불가능"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에 대한 탈퇴를 종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공판에서 검찰이 제시한 핵심 증거물들의 작성 시기와 용도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 측의 시각이 엇갈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류경진)는 27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허 회장 등 SPC 전·현직 임직원들에 대한 공판을 열고 정모 피비파트너즈 노무 총괄위원(전무)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종합장'과 '구성비(조직률)' 자료의 성격, 그리고 황재복 전 대표의 지시 여부가 쟁점으로 다뤄졌다. 검찰은 사측이 2019년 7~8월경부터 이미 비가입자 명단을 파악하고, 이후 노조 증감 자료인 종합장을 만들어 피비노조(한국노총)의 세력 확장을 조직적으로 지원했다고 추궁했다.
반면 변호인은 종합장이라는 자료가 만들어진 시점은 2019년 11월6일이라는 증거를 내밀었다. 정 전 전무도 "그전에도 해당 자료 자체는 있었으나 급여대장의 공제 내역을 보기 좋게 표로 만들라고 지시한 시점이 11월경"이라며 검찰이 주장하는 같은 해 7~8월 피비노조의 조합원 모집 활동 시기에는 해당 자료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종합장 내용 중 구성비를 두고도 양측의 의견은 갈렸다. 검찰은 사업부별 노조 구성비가 포함된 자료가 피비노조가 과반 노조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 비가입자를 구분하는 데 활용되었다고 보았다. 특히 정 전 전무가 사업부장들에게 전화해 피비노조의 활동을 도와주라고 한 점 등이 이러한 자료에 기반한 조직적 개입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변호인은 해당 자료가 비가입자 구분에 활용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종합장이나 구성비 자료에는 숫자와 비율만 있을 뿐, 어느 점포의 누가 비가입자인지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는 주장이다. 정 전 전무 역시 "어느 노조가 과반인지 등을 알기 위해 뽑아본 자료일 뿐 현장에서 발품을 팔아야 하는 노조 모집 활동에는 전혀 활용할 수 없는 성격"이라고 답변했다.
2021년 2월께 발생한 민주노총 조합원 탈퇴 작업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두고도 이견을 보였다. 검찰은 황 전 대표가 민주노총 노조의 서울 용산구 '패션5' 앞 시위에 분노해 "민주노총과는 더 이상 같이 갈 수 없다"고 말한 것이 정 전 전무에게 탈퇴 작업을 지시한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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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 전 전무는 변호인의 신문에 당시 황 대표의 발언이 탈퇴 작업 지시는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그는 "브랜드 가치 훼손에 화가 난 상사의 통상적인 워딩으로 받아들였을 뿐, 이를 진지한 탈퇴 지시로 받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탈퇴 작업은 피비노조 위원장이 먼저 찾아와 강한 의지를 보이며 휴무 배려 등을 요청한 것"이라며 본인은 노조 간 충돌을 막기 위해 사업부장들에게 협조를 구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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