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법 개정안 소위 상정
KDI 등 "규제 실효성 상실" 분석 잇따라
스타벅스 논란 등 그룹 리스크도 악재

닻 오른 대형마트 새벽배송 심사…법안 통과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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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의 온라인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국회 논의가 본격화했다. 하지만 소상공인 업계의 반발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표심을 살피고 있는 만큼 실제 법안 처리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 19일 전체회의에서 대형마트의 심야영업 금지 규정을 완화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상정한 뒤 소위원회로 회부했다.

현행법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해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제한하고 월 2회 의무휴업일을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오프라인 영업 제한은 유지하지만 온라인 주문·배송에 한해 심야영업 제한 규정을 풀어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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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되는데 대형마트는 안 된다"…시장 현실 못 따라가는 유통법

유통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도입된 2012년 당시에는 대형마트가 시장 지배적 사업자였으나 현재는 쿠팡 중심의 온라인 생태계로 유통 판도가 급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전체 유통 매출에서 온라인 비중은 60.6%에 달하는 반면 대형마트 비중은 8.1%에 그쳤다. e커머스 플랫폼은 영업 규제 없이 새벽배송 시장을 독식하는 반면, 대형마트만 오프라인 기반 규제를 고스란히 적용받아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대형마트 규제가 당초 목표였던 전통시장 보호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도 규제 완화론에 힘을 싣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전환한 지역을 분석한 결과, 전통시장 매출 감소는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대형마트 매출은 증가하고 온라인 쇼핑 결제금액은 감소했다.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대신 전통시장이 아닌 e커머스로 이동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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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골목상권 사형선고" 반발 확산

하지만 현실적인 장벽은 높다. 소상공인 업계는 이번 개정안 상정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등은 공동 성명을 통해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은 대기업 중심의 시장 쏠림을 심화시키고 골목상권에 사형선고를 내리는 행위"라며 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여기에 다음 달 치러지는 지방선거도 개정 논의에 발목을 잡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법안인 데다, 지역구 표심과 자영업자 표에 민감한 정치권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영업자들의 반발을 넘어 규제 완화를 강행하기는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된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이벤트도 변수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가장 큰 수혜 기업은 이마트 이마트 close 증권정보 139480 KOSPI 현재가 88,400 전일대비 등락률 0.00% 거래량 0 전일가 88,100 2026.05.28 개장전(20분지연) 관련기사 때이른 여름 채소값 경고등…대파 도매가, 한 달새 213% '껑충' "정용진 회장, 이마트 등기이사 올라 주주 평가 받아야" [일문일답]신세계 "스타벅스 콜옵션 사안 아냐…美본사 거론 안해" 가 꼽힌다. 이마트는 전국 점포를 기반으로 한 물류 거점과 SSG닷컴의 배송 체계를 이미 구축한 만큼 규제가 완화되는 즉시 새벽배송 시장의 전면적인 확장이 가능하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PP(Picking & Packing)센터 전략이 본격적인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수혜 이마트…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변수

이마트 입장에서는 온라인 경쟁력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할인점 업황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쿠팡과 네이버, 중국계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테무까지 국내 시장 공세를 강화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SSG닷컴 역시 수년째 적자 부담이 이어지는 만큼 새벽배송 허용은 단순 영업시간 확대가 아니라 사업 구조 전환의 핵심 카드로 평가된다.


하지만 최근 스타벅스 이벤트의 '5·18운동 비하' 논란이 신세계그룹의 브랜드 리스크로 확산하면서 규제 완화 반대 진영에선 '부도덕한 대기업 특혜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신세계의 역사·이념 논란은 규제 완화 반대 여론에 강력한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 특성상 소비자 여론과 정치권 분위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규제 완화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여론 흐름까지 감안하면 정치권이 쉽게 결론을 내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면피성 꼬리자르기 사과 정용진 회장 규탄, 스타벅스 불매운동 전국화 발표 기자회견’에서 전국민중행동 등 참석자들이 관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면피성 꼬리자르기 사과 정용진 회장 규탄, 스타벅스 불매운동 전국화 발표 기자회견’에서 전국민중행동 등 참석자들이 관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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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통산업 경쟁력 복원을 위해선 신속한 개정안 처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은 단순한 영업시간 규제 완화가 아니라 급변한 글로벌 e커머스 환경에 맞춰 국내 유통 산업의 생태계를 재정비하는 시험대"라며 "지금처럼 제도 개선이 정치적 타임라인에 갇히고 기업의 돌발 리스크로 명분을 잃게 되면, 결국 국내 오프라인 기반 유통기업 전체가 디지털 전환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구조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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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현대 유통 시장에서 기업의 정서적 신뢰도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규제 입법을 움직이는 가장 실질적인 변수"라며 "신세계그룹이 이번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돌파하지 못한다면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향후 시장 안착 과정에서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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