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 공개 제도 문턱 낮춰야"
"과도한 비실명화 조치, 판결문 정보 가치 하락"

'판결문 공개제도의 실무상 쟁점' 학술대회에서 주제 발표를 맡은 이정현 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 사법정책연구원 유튜브 캡처

'판결문 공개제도의 실무상 쟁점' 학술대회에서 주제 발표를 맡은 이정현 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 사법정책연구원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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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해 현행 판결문 인터넷 열람 수수료를 폐지하고, 기업 이름은 비실명화 대상에서 제외해 실명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27일 사법정책연구원과 법률신문 공동 주최로 열린 '판결문 공개제도의 실무상 쟁점' 학술대회에서 주제 발표를 맡은 이정현 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는 현행 판결문 공개 제도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시스템은 결제를 안 하면 1000자 안팎의 미리 보기만 가능한데, 이것만 봐서는 내 케이스에 도움이 되는 판결인지 도저히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수수료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거나 월 정액 요금제 도입, 또는 월 100건 초과 분에 대해서만 부과하는 방식 등으로 체계를 개편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과도한 비실명화 조치로 인해 판결문의 정보 가치가 떨어지는 문제도 짚었다. 이 부장판사는 "현재는 자연인뿐만 아니라 법인과 단체의 명칭까지 전부 비실명 처리하고 있어 가독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첨단 산업에 활용할 데이터로서의 가치도 저하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인 관련 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며 "자연인의 성명·주민등록번호·금융정보 등은 엄격히 가리되, 법인명이나 상호, 사업자 정보 등은 실명을 유지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장판사는 "판결 정보와 데이터셋이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분야에 활용될 경우, 리걸테크(Legal-Tech)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혁신이 이루어지고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판결문 정보 공개 확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재남 인천지법 판사는 "법인명을 공개할 경우 대표자가 누구인지 바로 특정돼 사생활이 침해되는 부작용이 있어 2019년부터 비실명화로 전환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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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판결문 인터넷 열람 수수료를 폐지할 경우 "판결 정보를 남용하려는 세력에게 대량의 데이터가 무방비로 넘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를 통해 대량의 판결문을 분석한 뒤 유리한 재판관할권을 찾아 재판을 하는 '포럼 쇼핑'이 만연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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