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이긴 반도체 효과…한은, 올해 성장률 전망 2.6%로 올려(상보)
3개월 만에 0.6%P 상향
내년 성장률도 2.1%로 상향 조정
물가 전망, 올해 2.7%까지 높였다…내년 2.3%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대폭 올렸다.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충격에도 반도체 수출 호황이 이를 압도할 것으로 판단한 결과다.
한은은 28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6%로 제시했다. 지난 2월 전망치인 2.0%보다 0.6%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다. 내년 성장률도 1.8%에서 2.1%로 높여 잡았다.
올해 성장률 '2.6%'는 한국개발연구원(KDI·2.5%)과 정부(2.0%), 국제통화기금(IMF·1.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7%) 전망치를 모두 웃돈다.
한은은 지난달 10일 통화정책방향 때까지만 해도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2월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동사태 이후 경제 심리가 약화되고 있는 점,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 압박이 커지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성장률 둔화를 예고했다.
그사이 한은의 경제 인식이 달라진 핵심 배경은 반도체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장기화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이 커진 것은 맞지만, 반도체 효과가 이를 압도하면서 성장의 하방 압력을 상쇄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수출 실적은 올해 1분기 이후에도 반도체 주도의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858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8% 늘었다. 이는 역대 최고인 3월(866억달러)에 육박한다. 특히 반도체 수출(319억달러)이 173.5% 급증하며 전체 증가세를 주도했다.
전체 수출액은 이달 들어서도 20일까지 527억달러를 기록하며 동기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 중 반도체 수출(220억달러)은 같은 기간 202.1% 폭증하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1.7%까지 확대됐다.
소비자물가 상승에도 민간 소비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성장률 상향에 힘을 보탰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카드 국내승인액은 전년 동월 대비 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 확대와 반도체 주도의 증시 활황에 소비 심리도 되살아나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5월 기준 106.1로, 3개월 만에 반등했다. 상승 폭 역시 전월 대비 6.9포인트가 올라 1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처럼 반도체 호실적이 수출은 물론 민간소비, 설비투자 등 내수까지 견인하면서 전반적인 성장 동력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동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은 성장률을 언제든지 다시 낮출 수 있는 최대 변수로 남아 있다. 전쟁이 하반기 이후에도 지속될 경우 고유가 장기화로 서민 경제가 위축되고, 원자재 수급 불안이 공급 충격으로까지 이어져 성장률이 다시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도 물가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한은은 5월 경제전망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7%로 대폭 높였다. 지난 2월 전망(2.2%)과 비교하면 0.5%포인트 올랐다. 내년 전망치도 2.0%에서 2.3% 상향 조정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와 고환율 압박 속에서 소비자물가는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255조 매도 폭탄' 누를까…'큰손' 국민연금 결단...
실제 소비자물가의 선행 지표인 생산자물가는 지난달 전월 대비 2.5% 오르며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다른 선행 지표인 수입물가 역시 3~4월 연속 20%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1년9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