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I코리아 강남구 꼬마빌딩 25건 분석
거래가격, 호가보다 평균 13% 낮아
300억 이상 고가 물건은 21.9% 밑돌아

최근 서울 강남권 꼬마빌딩 시장에서 매도 호가보다 많게는 30% 넘게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공유오피스 선호와 야간 상권 축소로 강남 이면도로 건물의 임차 수요가 크게 꺾이면서, 공실 부담과 대출 상환 압박을 견디지 못한 소유주들이 매도 희망가를 낮춰 거래에 나선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꼬마빌딩 25건 거래 중 23건 호가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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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아시아경제가 NAI코리아 리서치센터로부터 확보한 올해 강남구 꼬마빌딩 거래 자료를 보면, 호가와 실제 거래가를 비교할 수 있는 거래가격 25건은 당초 호가보다 평균 13% 낮았다. 꼬마빌딩은 연면적 1000평(3305.8㎡) 미만 중소형 건물을 말한다.

25건의 호가 합계는 5046억9000만원이었지만 실제 거래금액 합계는 4205억원이었다. 총액 기준으로 보면 거래가격은 호가보다 16.7% 낮았다. 호가와 같은 가격에 거래된 사례는 2건뿐이었다. 나머지 23건은 모두 호가를 밑돌았다. 이 중 15건은 호가보다 10%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됐고, 4건은 20% 이상 낮게 거래됐다. 호가보다 30%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된 사례도 2건 있었다.


고가 물건일수록 매수자를 찾기 어려워 가격 삭감 폭이 컸다. 호가 300억원 이상 매물 7건의 평균 하락률은 21.9%로, 300억원 미만 매물 18건(9.5%)의 두 배를 웃돌았다. 고가 매물 7건은 모두 호가 대비 16% 이상 깎인 가격표를 받아들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신축 빌딩(연면적 262평)은 당초 330억원에 시장에 나왔으나 120억원 떨어진 210억원에 매각됐다. 2023년 준공된 건물인데도 호가 대비 거래가율은 63.6%에 그쳤다. 봉은사역에서 도보 5분 거리 식당가에 자리한 삼성동 빌딩(122평)도 435억원에서 135억원(31%) 내린 300억원에, 강남역 이면도로 먹자골목의 역삼동 빌딩(526평)은 480억원에서 80억원(16.7%) 깎인 400억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수십억 원대 소형 건물도 호가를 밑돌기는 마찬가지였다. 학동역에서 도보로 1분 거리 논현동의 한 건물(54평)은 호가 42억원에서 4억원(9.5%) 낮아진 38억원에 거래됐고, 역삼동 건물(115평)도 호가 60억원에서 7억원(11.7%) 깎인 53억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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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연예인 사이에선 꼬마빌딩을 손절매하는 사례도 있다. 가수 신혜성은 2022년 49억원에 산 논현동 빌딩을 지난달 55억5000만원에 팔았다. 6억5000만원 높여 받았지만 리모델링·증축비 8억~9억원에 취득세·대출이자까지 더하면 사실상 손해였다. 신사동 가로수길에서는 법인 '더뮤'가 2024년 방송인 강호동에게서 166억원에 산 빌딩을 1년6개월 만인 지난달 152억원에 노홍철에게 넘겼다. 취득세와 금융비용까지 더하면 실제 손실은 20억원을 웃돌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강호동이 6년간 25억원 차익을 남겼던 건물인데, 한때 핫플레이스로 꼽히던 가로수길마저 단기간에 손실 매물로 돌아선 셈이다.


거래량만 보면 꼬마빌딩 시장이 되살아나는 것처럼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강남구 꼬마빌딩(연면적 100~3305.8㎡ 통건물) 거래는 올해 1월 16건, 2월 15건, 3월 15건에서 4월 27건으로 반등세다. 서울 전체 거래 건수 역시 1월 126건에서 4월 142건으로 늘었다. 그러나 강남권 실거래 사례를 뜯어보면 매도자가 가격을 내린 뒤에야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가 많아 회복세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사무실 줄이고 상권 쇠퇴…건물주 자금압박↑

업계에서는 강남 이면 상권의 임차 수요 약화를 주 배경으로 본다. 과거 강남역이나 논현동 이면도로의 소형 빌딩들은 벤처 붐을 타고 스타트업 사무실로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 유동성 위축으로 소형 법인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대거 공유 오피스로 옮겨가면서 공실이 급증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 회식 자제 문화 정착으로 직장인 대상 야간 먹자 상권마저 쇠퇴하며 이면도로 근린생활시설 건물의 임차 수요가 붕괴했다. 정은상 NAI코리아 리서치센터장은 "스타트업의 공유 오피스 이동과 야간 상권 축소로 이면 건물의 수요가 꺾이면서 옛날 건물을 리모델링하고도 2~3년째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곳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저금리 시기 법인을 활용해 매입에 나섰던 투자자들의 매물이 쏟아지는 점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저금리와 주택 보유세 강화가 겹쳤던 2019~2021년에는 월수입이 나오는 꼬마빌딩이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았다. 당시 꼬마빌딩을 산 일부 보유자들이 금리 상승과 공실 부담을 겪으면서 매도 희망가를 낮춰 거래에 응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금융권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 연장 때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을 엄격하게 적용하자 대출을 낀 건물주로서는 자금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여건이 됐다.


부실채권(NPL) 시장에서도 꼬마빌딩을 포함한 전체 상업용 부동산 담보의 몸값이 낮아지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이 올해 1월 낸 '부실채권 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 NPL 평균 매각가율은 2023년 87.3%에서 2025년 4분기 68.4%까지 떨어졌다. NPL 평균 매각가율은 은행이 부실화된 대출채권을 NPL 투자회사 등에 팔 때 원금 대비 얼마를 받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비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은행이 부실채권을 팔아 실제로 회수하는 금액이 줄었다는 뜻이다. 담보 부동산을 팔아도 예전만큼 돈을 건지기 어렵다고 보는 투자자가 늘면서 NPL 매입 가격도 낮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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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시장에 대해서도 신중한 전망이 나온다. 한 상업용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꼬마빌딩 가격은 단순히 '강남'이라는 이유만으로 방어되기 어렵다"며 "관광객 유입이 늘어난 일부 핵심 상권이나 임차 수요가 안정적인 대로변 건물은 수요가 유지되겠지만, 공실 리스크가 커진 이면도로 건물은 가치 재평가를 겪으며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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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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