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책]오페라에서 상속을 만나다 外
오페라에서 상속을 만나다
오페라의 막이 내린 자리에서 이 책은 상속을 읽어낸다. 사랑과 배신, 욕망과 화해로 움직이는 무대 위 인물들은 죽음 이후 남겨진 재산과 권리 앞에서 다시 현실의 법정으로 불려 나온다. '오페라에서 상속을 만나다'는 '사랑의 묘약'의 네모리노, '세비야의 이발사'의 로지나,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잔니 스키키'의 유언장 사건 등을 오늘날 한국의 상속·증여·세금 체계 안에서 다시 풀어낸 교양서다.
KBS 클래식 FM PD 출신 공인회계사 강성민과 회계법인 컨설턴트 윤형산은 작품 해설과 세법 설명을 한데 엮어 상속세, 증여세, 유류분, 기여분, 저작권 상속, 거주자 과세 같은 개념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오페라를 모르는 독자에게는 작품을 따라가는 입문서가 되고, 세금이 낯선 독자에게는 인간관계와 욕망의 장면을 통해 법과 제도의 구조를 이해하게 하는 안내서다.(강성민, 윤형산 지음 | 청아출판사)
뉴 워
기후변화는 더 이상 환경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문제다. 전직 영국 외교관 아서 스넬은 '뉴 워'에서 사막화, 식량 위기, 핵심광물 쟁탈, 북극 항로 개방이 어떻게 새로운 전쟁과 패권 경쟁의 조건이 되는지 추적한다.
책은 '흙, 공기, 불, 물'이라는 네 가지 렌즈로 달라진 세계 질서를 읽는다. 석유가 20세기 패권의 열쇠였다면, 21세기의 힘은 식량·물·광물·에너지 전환을 누가 장악하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을 넘어 브라질, 오만, 인도네시아 같은 중간국의 부상까지 짚는 기후지정학 입문서다. (아서 스넬 지음·노승영 옮김 | 리더스북)
불멸의 설계자들
'불멸의 설계자들'은 실리콘밸리가 죽음마저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보기 시작했다는 데서 출발한다. 샘 올트먼, 피터 틸, 일론 머스크, 구글 등은 노화 방지 바이오테크와 AI 신약 개발, 유전자 치료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
알렉스 크로토스키는 이 흐름을 과학의 진보가 아니라 새로운 권력의 욕망으로 읽는다. 오래 살고 싶다는 인간의 꿈이 어떻게 투자 산업, 기술 근본주의, 수명 불평등, 국가를 넘어선 실리콘밸리식 질서로 바뀌고 있는지를 추적한 책이다.(알렉스 크로토스키 지음·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골고루 먹고 가시게
강변 마을의 굿판, 금기된 의식, 권력을 부르는 대운굿, 한밤중 빈 사당에 놓인 고사상. 익숙한 믿음의 장면들은 네 편의 이야기 안에서 서서히 낯선 공포로 번진다. 무속은 여기서 전통 소재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이 신의 영역을 건드리는 순간 열리는 위험한 문이다.
김아직, 정명섭, 문화류씨, 최하나는 각기 다른 장르의 감각으로 한국무속의 서늘한 얼굴을 끌어낸다. 사람을 살리려는 마음, 진실을 밝히려는 집착, 더 많은 것을 얻으려는 욕망은 끝내 불러내서는 안 될 존재와 마주한다. 오래된 신앙이 오늘의 불안과 만나는 한국형 오컬트 앤솔러지다. (김아직, 문화류씨, 정명섭, 최하나 지음 | 팩토리나인)
로봇은 오지 않는다
AI는 혼자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데이터를 분류하고, 혐오 콘텐츠를 걸러내고, 클릭과 검색과 '좋아요'로 알고리즘을 먹여 살리는 인간 노동이 없다면 플랫폼과 인공지능 산업은 작동하지 않는다.
안토니오 카실리는 자동화가 노동을 없앤다는 통념을 뒤집어, 기술이 노동을 더 잘게 쪼개고 더 멀리 숨겨왔다는 점을 파고든다. '로봇은 오지 않는다'는 AI 시대의 진짜 쟁점이 일자리의 소멸이 아니라, 노동이 임금과 권리에서 분리된 채 일상 전체로 번져가는 현실임을 드러내는 책이다. (안토니오 카실리 지음·변정수 옮김 | 이상북스)
우리는 왜 무엇인가 해야 할까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압력은 삶의 기본값이 됐다. 쉬는 일조차 회복을 위한 수단이 되고, 자유도 더 큰 목적 앞에서는 잠시 유예 가능한 것으로 여겨진다. 고쿠분 고이치로는 모든 행위를 목적과 수단으로 환원하는 사회가 인간을 어떻게 강박 속에 가두는지 묻는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조용히 10년 준비한 삼성, 드디어 해냈다…미국 강...
그 질문은 개인의 피로를 넘어 민주주의의 문제로 이어진다. 코로나 시기의 이동 제한과 긴급조치를 아감벤·벤야민·아렌트의 사유로 읽으며, 저자는 그럴듯한 목적이 주어질 때 자유가 얼마나 쉽게 제한되는지 짚는다. "왜 해야 하는가"보다 "하지 않을 자유는 어디에 있는가"를 묻는 철학 강의다.(고쿠분 고이치로 지음·박영대 옮김 | 유유 )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