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보다 어려운 ‘손’에 집중…기계연의 휴머노이드 승부수
손 내미니 자연스럽게 악수‥춤추는 中 로봇과는 다른 느낌
박찬훈 단장 "6개월만에 개발. 우리도 할 수 있다"…개방형 데이터 팩토리 구축 박차

백종민 아시아경제 테크 스페셜리스트(앞줄 왼쪽 세번쩨)가 한국기계연구원의 휴머노이드 '카이로스'(앞줄 왼쪽 네번째), 박찬훈 AI휴머노이드 글로벌톱전략 연구단장(앞줄 왼쪽 5번째) 및 연구진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기계연

백종민 아시아경제 테크 스페셜리스트(앞줄 왼쪽 세번쩨)가 한국기계연구원의 휴머노이드 '카이로스'(앞줄 왼쪽 네번째), 박찬훈 AI휴머노이드 글로벌톱전략 연구단장(앞줄 왼쪽 5번째) 및 연구진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기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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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지난 4월 22일 대전 소재 한국기계연구원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카이로스(KAIROS)'를 만났다. 앞서 기계연 설립 50주년 행사를 통해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 카이로스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직접 만나본 결과는 '의문' 보다는 '신뢰'에 방점이 찍혔다.


박찬훈 과기정통부 AI 휴머노이드 글로벌톱전략 연구단장의 안내로 방문한 카이로스 개발 연구실에는 여러 대의 카이로스가 있었다. 지난해 연구실 방문 시에는 보지 못한 모습이었다. 본격적인 휴머노이드 개발이 시작된 이후 1년여 사이 엄청난 변화가 있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여러 명의 연구자가 다양한 카이로스를 다루고 있었다. 모든 카이로스는 동일하지 않다. 모습은 비슷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지속적인 성능 개선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 연구원이 로봇 제어를 위해 컴퓨터를 다루기 시작했다. '웅' 하는 소리와 함께 카이로스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연구원이 카이로스를 고정했던 줄을 제거했지만, 로봇은 똑바로 서 있었다. 그리고 로봇은 기자에게 걸어서 다가왔다.





박 단장에게 '악수해도 되냐'고 물었다. 박 단장은 당연하다는 듯 "네, 다 됩니다"라고 자신했다. 기자가 카이로스에 다가가 손을 내밀자, 로봇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부드럽게 손을 맞잡았다.


의외였다. 중국산 유니트리 로봇과도 악수를 해봤지만, 손에 느껴지는 촉감과 힘의 강도가 달랐다. 로봇이지만 사람 손이 주는 느낌과 비슷했다. 카이로스는 보행이나 동작이 해외 경쟁 기종에 비해 다소 느리지만, 손의 압력 제어는 훨씬 정교했다.


기계연 전략연구단은 로봇의 손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람의 피부와 같은 촉감을 재연하는 데도 주력 중이다. 기계연은 로봇 손 분야만큼은 한국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학계와 산업계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에서 가장 구현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손을 꼽는다. 그만큼 해외 선도 기업들도 아직 손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악수해보고 난 후 카이로스가 이질적인 로봇이 아닌 '친구'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물론 여전히 갈 길은 멀다. 박 단장은 "춤을 추는 중국 로봇들은 성인 키와 비슷한 카이로스와 달리 키가 작다. 카이로스 크기의 로봇이 시연을 위한 무리한 작동을 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카이로스는 키 178㎝인 기자와 거의 비슷한 크기였다. 아직은 행동이 굼뜨고 부자연스럽다.


박 단장은 카이로스가 불과 6개월여 만에 제작된 로봇이라고 소개하며 연구진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박 단장은 로봇의 관절 하나하나를 살피며 "미국과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연구원들이 밤낮없이 매달린 결과"라고 회상했다. 연구원들은 주 52시간의 근무 시간을 적용받지 않기에 가능했다.


박 단장은 로봇 제작 책임을 맡고 있는 연구원을 '공장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일정이 촉박했지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열정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며 연구진의 헌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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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단장의 시선은 이미 다음 단계로 향해 있었다. 그는 "국산 공통 연구 플랫폼이 없어 제약을 겪던 서러움을 끝내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단장은 카이로스를 한국형 표준 휴머노이드 플랫폼으로 육성하고, 전략연구단이 운영 중인 '개방형 데이터 팩토리'에서는 로봇에게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해 하나로 융합한다는 방침이다. 박 단장은 "카이로스가 우리 몸의 근육과 뼈대라면, 데이터 팩토리는 그 몸이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학교와 같다"고 설명했다.


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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