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22조 관세 7월 만료 앞두고…그리어 "재부과 가능"
"'임기당 한번만 가능' 취지 아닐 것"
301조 관세 조사 마무리까지 시간 벌기
미·중 무역위 속도…의견 수렴 절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를 상대로 부과한 10% 관세가 오는 7월 만료되나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같은 조항을 한 번 더 적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존에는 150일 시한이 끝나면 같은 법 301조를 활용해 불공정 관행을 조사한 뒤 이를 근거로 관세를 매긴다는 방침이었다. 다만 미 법원이 122조를 적용한 관세도 위법하다고 판단한 상황이어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122조 한 번 더 쓴다고 해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그리어 대표는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해당 법령을 보면 관세가 언제 만료되는지는 명시돼 있지만, 언제 다시 부과할 수 있는지는 나와 있지 않다"며 "122조를 언제 재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회가 '대통령 임기당 한 번만 가능하다'는 취지로 규정했다고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관세 공백을 메우기 위해 122조를 한 번 더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122조에 의거한 관세 연장을 실제로 추진할지에 대해 명확하게 답하지 않았다. 122조는 미국이 심각한 국제 수지 적자나 달러 가치 급락 위험에 직면했을 경우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도 최대 150일간 최대 15% 세율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그는 또 현재 USTR이 122조 관세를 대체할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301조에 따라 진행하는 조사에 "상당히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11일 한국 등 주요국을 상대로 301조 조사에 착수했다.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대해 USTR 조사를 거쳐 미 행정부가 관세 부과 등을 통해 대응할 권한을 담고 있다.
301조 적용을 위한 시간 벌기
일각에서는 301조를 활용하기 위한 시간을 더 벌기 위해 122조를 한 번 더 적용하는 방안을 거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미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단하자 122조를 근거로 10% 글로벌 관세를 전면 부과했다. 이어 122조가 만료되는 오는 7월께 301조 등 다른 법 조항을 인용해 관세 조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외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법원 판결 이후 즉각적으로 관세를 유지해야 하고, 301조를 통한 관세 부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122조를 적용했다고 분석했다.
그의 말처럼 122조를 한 차례 더 적용하는 것을 막는 법안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나 실제 적용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 연방국제통상법원은 지난 7일 122조를 적용한 관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리어 대표도 이 같은 법원 판결이 관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현재 122조를 통한 관세는 미 연방 순회항소법원이 하급심 판결의 효력을 12일 잠정 정지하면서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미·중 무역위원회 설립 추진 중
아울러 그리어 대표는 중국과 관세 감면 등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인 '무역위원회'에 대한 의견 수렴 공고를 조만간 연방 관보에 게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4~15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무역위원회와 투자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그리어 대표는 무역위원회의 목표가 양국 각각 300억달러(약 45조1350억원) 규모의 비민감 품목 관세 인하라고 확인하며 "긍정적 조치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관세 감면이 공급망을 중국으로 다시 되돌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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