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한지 3개월 정도 지난 현재까지 국제유가는 많이 올랐지만 그래도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하지만 전략비축유 방출, 해상 유조선 저장 물량과 제재 면제 등 일시적 완충장치가 사라지는 7월에는 계속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지 않는다면 공급 부족으로 국제유가가 15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브루킹스연구소는 22일(현지시간) ‘곧 닥칠 원유 위기의 시점(The timing of the impending crude crisis)’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한 전 세계 원유 공급 부족은 시장을 뒤흔들었고, 글로벌 경기침체 논의까지 촉발했다. 그러나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에 해당하는 이 거대한 충격에도 이란 분쟁은 지금까지 유가를 재앙적 수준으로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주요 유가 지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기록한 2022년 고점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천연가스와 일부 정제 제품의 가격 움직임은 더 심각했다. 이 글에서는 원유에 초점을 맞춰 전 세계 유가가 아직 급등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는 대략적 틀을 제시하고, 유가가 언제 더 우려스러운 수준에 이를 수 있는지 평가하기 위한 시간표를 제시한다. 결론은 이렇다. 일시적 완충 장치가 소진되면서 공급 부족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커질 것이다. 그리고 시장이 해협 교착 상태의 최종 해결 가능성에 대해 점점 더 비관적으로 변한다면 유가는 상당히 더 오를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분쟁 전 해협을 통한 원유 거래량은 하루 약 1500만배럴이었다. 원유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 부문의 공급 차질이 정유사들의 생산 감축을 강제해 이후 모든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항공유와 기타 파생제품 가격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또한 원유에 초점을 맞추면 공급 차질을 영구적이고 중요한 방식으로 상쇄하는 송유관 우회 효과도 반영할 수 있다.
전쟁 이전 세계 원유 거래량은 하루 약 4500만배럴이었다. 이는 구조적·일시적 조정이 이뤄지기 전에는 세계 거래량의 약 3분의 1이 잠재적으로 차질을 빚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충격이 상쇄되지 않는다면 에너지 가격을 글로벌 경기침체와 일치하는 수준까지 급등시킬 수 있다.
아래에서는 먼저 구조적 조정, 즉 무기한 지속될 수 있는 요인과 일시적 조정을 구분한 뒤, 일시적 조정이 이 공급 충격을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 수량화해본다.
구조적 요인
송유관 우회: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병목 지점을 우회해 수출할 수 있는 송유관을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얀부항행 동서 송유관은 최대 하루 700만배럴의 수송능력을 갖고 있다. UAE의 오만만 푸자이라항행 송유관은 최대 수송능력이 하루 500만~180만배럴 수준이다. 이 분쟁 이전에도 두 송유관의 일부 수송능력이 이미 사용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는 이 우회로에서 나오는 추가 수송능력을 하루 약 570만배럴로 추정한다.
전쟁 전 공급 초과: 전쟁 이전 세계 원유 시장은 공급 초과 상태였다. 특히 미국, 가이아나, 브라질 등 미주 지역의 공급 증가가 이를 이끌었다. 2025년 세계 정유 처리량과 생산 평균치를 기준으로 보면 전쟁 전 공급 초과분은 하루 약 70만배럴이었다. 이는 재고 증가가 5년 만의 최고 수준에 이르는 데 기여했다. 공급과 수요 사이의 구조적 불일치는 상당히 심각해, 2025년 10월 IEA(국제에너지기구) 보고서는 이 불균형을 “지속 불가능한 공급 과잉”이라고 표현하며 “무언가가 바뀔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일시적 요인
비축유 방출: IEA는 호르무즈 해협 폐쇄 직후 정부 비축유에서 4억배럴 이상의 긴급 방출을 발표했다. 이 중 3억100만배럴은 원유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미국 전략비축유(SPR)에서 나오는 물량이다. 외국 정부들의 긴급 방출분까지 고려하면, 이는 4개월 동안 하루 약 250만배럴에 해당하며 유가에 의미 있는 완충 장치가 된다. 그러나 이 완충 장치는 시간제한이 있다. 초기 긴급 방출 비축분은 빠르게 고갈될 것이며, 추가 긴급 방출은 이미 줄어든 국가 비축분에서 꺼내야 하기 때문이다.
해상 저장 물량과 제재 면제: 어느 시점이든 원유를 가득 실은 유조선 다수가 이동 중이다. 그 결과 일정한 규모의 원유가 최종 목적지로 향하는 동안 바다 위에 존재한다. 미국이 지난해 10월 루코일과 로스네프트를 제재한 뒤, 러시아는 바다에 정박한 유조선에 원유를 비축하기 시작했다. 전쟁 전 해상에 비축된 러시아 원유 재고는 최대 9000만배럴까지 증가했다. 전쟁이 발발하고 해협이 폐쇄된 뒤에는 미국의 제재 면제가 아시아 구매자들의 매입을 허용하면서 이 재고가 대부분 소진됐다.
이란도 미국의 봉쇄를 예상해 비슷한 해상 저장 물량을 구축했다. 약 6000만배럴 규모이며, 이 역시 세계 공급 충격에 대한 또 하나의 완충 장치다. 그러나 재고 소진은 유한한 완충 장치이며 비교적 빠르게 고갈될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4월 중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금융회사에 공문을 보내 이란산 원유 판매를 촉진할 경우 2차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는 이란의 해상 저장 물량 처분을 실질적으로 어렵게 만들기 위한 조치다.
시간에 따른 전 세계 공급 부족 수량화
이제 이러한 구조적·일시적 요인을 시간표로 정리하고, 더 중요하게는 올해 말까지의 흐름을 전망한다. 우리의 목표는 유가를 억누르고 있는 일시적 요인들이 어느 시점에 소진되는지를 수량화하는 것이다. 이 요인들이 사라지면 전 세계 수요와 공급 사이의 불균형은 급격히 확대된다. 아래 그래프는 구조적·일시적 요인을 반영한 호르무즈 해협 공급 부족분의 월별 시계열을 보여준다.
미국의 이란 공습 직후인 2월28일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은 하루 1500만배럴에서 250만배럴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수준은 4월13일 시작된 미국의 지속적 봉쇄 때까지 이어졌고, 이 시점부터 흐름은 하루 150만배럴로 감소했다. 송유관 원유 흐름 증가와 이전의 세계 공급 초과분 같은 영구적 완충 장치는 손실된 호르무즈 원유 흐름 중 하루 약 640만배럴을 대체한다.
일시적 완충 장치는 전체 시장 조정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완충 장치들은 빠르게 소진된다. 러시아 해상 재고는 3월12일부터 하루 평균 160만배럴의 완충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며 4월 말에 고갈된다. 마찬가지로 이란 해상 재고는 4월13일부터 하루 평균 130만배럴의 완충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며 5월 말에 소진된다. IEA 회원국들의 긴급 원유 방출은 3월11일부터 시작돼 7월9일에 고갈되며 하루 250만배럴의 완충 장치를 제공한다. 따라서 7월 중순이면 일시적 완충 장치 전체가 소진되고, 하루 710만배럴의 전체 시장 조정이 필요해진다. 이는 전 세계 원유 거래의 약 16%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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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이 6월 말까지 다시 열리지 않을 경우 유가가 상당히 더 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공급 변화와 예상 시장가격 사이의 역사적 관계, 즉 가격탄력성을 기준으로 하면 전쟁 시작부터 6월 사이 예상 공급 감소율 10%는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가 될 수 있다. 시장이 일시적 완충 장치가 소진될 것으로 예상하게 되면, 이러한 탄력성을 기준으로 시장가격은 배럴당 거의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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