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마비에 되살아난 육상 실크로드"…내륙국 카자흐의 반전
호르무즈 봉쇄·우크라戰 겹치며 육상 운송 주목
中∼유럽 잇는 '중간 회랑' 물동량 10배 ↑
카자흐스탄, 100억달러 투입·상장 검토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뜻밖의 수혜를 누리는 나라가 나타났다. 바다와 접하지 않은 중앙아시아 내륙국 카자흐스탄이다.
연합뉴스는 26일 블룸버그통신을 인용해 "해상 물류가 마비되고 러시아 경유 노선마저 기피 대상이 되자, 중국과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가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빠르게 되살아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카자흐스탄 국영 철도 운영사 '카자흐스탄 테미르 졸리(KTZ)'의 화물 처리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상 수요가 몰리는 길은 '카스피해 횡단 국제수송 노선(TITR)'으로, 이른바 '중간 회랑(Middle Corridor)'으로 불린다. 중국에서 출발해 카자흐스탄과 카스피해를 건넌 뒤 아제르바이잔과 조지아, 튀르키예를 거쳐 유럽에 닿는 4250㎞ 길이의 경로다. 러시아와 이란을 모두 우회한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회계법인 EY 카자흐스탄이 지난 2024년 10월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이 노선의 운송 시간은 38∼53일에서 18∼23일로 단축됐다. 통상 28∼40일이 걸리는 해상 노선과 견줘 경쟁력을 갖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노선의 물동량은 지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경유를 꺼리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약 10배 늘어난 상태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이 더해지며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KTZ는 오는 2030년까지 인프라에 모두 100억달러(약 14조 60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절반은 이미 집행돼, 올해에만 900㎞에 달하는 신규 노선이 깔리고 있다. 특히 아야고즈∼박티 구간 300㎞ 노선이 완공되면 중국과 맞닿은 철도 국경 통과 지점이 3곳으로 늘고, 카자흐스탄과 중국을 잇는 철도 수송 능력은 현재 연간 5500만t에서 1억t으로 2배가량 확대된다.
가장 큰 걸림돌은 노선의 핵심 지역인 카스피해에서 화물을 실어 나를 선박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에 KTZ는 1억달러(약 1460억원) 이상을 들여 선박 6척을 발주했다. 중국 장쑤 한통그룹이 4척, 아제르바이잔 바쿠 조선소가 2척을 건조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기관차도 부족해 미국 웨이텍과는 10년간 300대, 중국 기업과는 270대를 들여오는 계약을 각각 맺었다. 유럽 거점 확보를 위해 루마니아와 헝가리, 독일의 컨테이너 터미널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물동량 급증에 자신감을 얻은 KTZ는 올해 런던이나 홍콩 증시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 사업 영역을 항공 화물로 넓혀 연내 첫 화물기 도입도 준비 중이다.
다만 급성장에도 절대 물량이 아직 크지 않다는 점은 한계다. 지난 3월 '타임스 오브 센트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중간 회랑을 통해 운송된 물량은 약 7만 7000TEU(20피트 컨테이너 단위) 수준으로, 러시아를 지나는 전통적 북방 노선에 비하면 여전히 훨씬 작은 규모다. 그만큼 추가로 필요한 투자 규모가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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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가트 알디베르게노프 KTZ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고객들이 해상 운송 대신 육상 운송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신뢰성과 예측 가능한 배송 시간 때문"이라며 "카자흐스탄을 경유하는 중국과 이란 간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난해 4배 이상 급증했고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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