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지우기' 나선 경찰, 후임 경찰청장 인선 임박했나
"조지호 비전·슬로건·정책 목표 삭제하라"
일부는 임시조치…후임 인선 대비 관측도
경찰이 비상계엄 가담으로 파면당한 조지호 전 경찰청장의 흔적을 지우고 나섰다. 파면 6개월 만에 나온 내부 지침을 두고 경찰 안팎에선 후임 청장 인선이 임박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28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최근 본청 국관 및 시도경찰청에 전임 경찰청장의 비전·슬로건·정책 목표 등에 대한 일괄 정비를 지시했다. '책임을 다하는 국민의 경찰'이라는 지휘 지침을 포함해 관련 게시물·표시물 등 전반에서 그의 흔적을 모두 지우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현수막, 입간판, 안내판 등 각종 홍보물·표시물과 경찰관서 홈페이지, 표준 기안문 서식, 전화연결음 등에서 조 전 청장의 방침을 제거·삭제·사용 중지하라는 지침이 하달됐다. 정비 대상에 명시되지 않았어도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선제 정비하라는 주문도 포함됐다.
관가에서 조직의 수장이 교체되면 전임자의 상징물 등 흔적을 지우는 조치가 통상적인 수순으로 여겨진다. 다만 '전 경찰청장' '책임을 다하는 국민의 경찰' 등으로 조 전 청장을 명시해 대대적인 정비 지시를 내린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파면이 결정된 지 6개월이나 흐른 시점에 이런 지침이 내려온 것을 두고 후임 경찰청장 인선이 임박했다는 신호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간부급 경찰관은 "백월이나 백드롭은 유사 색상으로 덧대거나 임시로 가려두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요청사항이 함께 내려왔다"며 "신임 청장 임명을 고려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헌정사 첫 경찰청장 탄핵·파면이란 오명을 쓴 조 전 청장 이후 경찰 조직은 1년 반 가까이 지휘 공백 상태다. 조 전 청장은 취임 4개월 만인 2024년 12월 비상계엄 가담으로 탄핵됐다. 이로부터 1년 뒤인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됐다. 이후 올해 2월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경찰 내에서는 직무대행 체제 장기화로 일선까지 기강 해이 사례가 속출한다는 자성도 나온다. 과감한 인적 쇄신이나 대대적인 조직 개혁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터진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 무마와 서울 성동경찰서장의 긴급차량 유용 출퇴근, 경기 남양주시 스토킹 살인사건 부실 대응, 각종 음주운전·성매매 비위 등이 지휘 공백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경찰청은 지난달 전 경찰관서에 비위 경보를 발령했다. 이달 들어서는 국가수사본부가 참여하는 합동감사단을 꾸려 전국 수사부서를 상대로 현장 감사까지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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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청은 지난해 말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최하 수준에 해당하는 5등급을 받았다. 전년도 대비 1단계 더 하락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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