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소송 리스크…재건 비용 막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처럼 쿠바를 접수한 뒤 재건하려 하나, 미국 기업들이 쿠바에 진출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이 최근 언급한 쿠바의 '더 나은 미래'를 구축하려면 대규모 민간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고 전했다.

쿠바 수도 아바나.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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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 것은 기본적으로 베네수엘라와 쿠바의 산업적 토양이 달라서다.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축출한 베네수엘라는 석유 산업을 갖고 있다. 그러나 쿠바는 이 같은 핵심 산업이 없다. 오랜 공산 정권 통치로 민간 부문은 크게 위축됐고, 공공 인프라 노후화도 심각하다.

여기에 수십년간 유지된 미국의 제재와 망명 쿠바인의 몰수 재산 반환 문제도 부담이다. 미국은 쿠바 혁명 이후 재산을 몰수당한 개인과 기업이 해당 자산으로 이익을 얻는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칫 투자를 잘못하면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아메리칸 항공과 스페인 호텔 체인은 몰수 재산 상속인들이 제기한 소송에 합의하기도 했다.


관련 논의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가 쿠바 투자 가능성과 관련해 기업인들과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무역 단체들은 기업들이 쿠바 투자 의향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투자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어, 섣불리 투자 의향을 내비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쿠바는 식량 위기에 직면했고, 전국적인 정전 사태를 겪고 있다. 수십년간 방치된 쿠바의 인프라를 현대화하는 데 수십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기업들이 진출하지 않으면 플로리다주에서 불과 90마일(약 145㎞) 떨어진 쿠바는 극심한 빈곤과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쿠바계 미국인 사업가이자 쿠바자유위원회 관계자인 오라시오 가르시아 주니어는 "쿠바는 완전히 새로 만들어야 하는 나라"라며 "수도·전기 등 인프라가 사실상 전무하고 공정한 금융 시스템도 없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기업들은 관광과 농업 등 산업에서 쿠바의 잠재력 자체는 높게 평가하는 듯하다. 미국·쿠바 무역경제협의회의 존 카불리치 회장은 "관심은 정점에 있지만, 실제 행동은 바닥 수준"이라며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기에 모두 지켜보기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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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의 릭 스콧 상원의원(플로리다)은 "명확한 민주주의와 법치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누구도 큰돈을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쿠바 투자 기피 현상을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정권을 교체한 뒤로도 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투자를 꺼리는 상황에 비유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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